한국신용평가가 국내 증권·보험사의 해외 대체투자 리스크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해외 대체투자가 수익성을 제고하고 포트폴리오를 분산하는 등 긍정적 효과가 있지만 국내 금융사에는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리스크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근 급증하고 있는 국내 금융기관의 해외 부동산과 인프라스트럭처 등에 대한 대체투자에 신용평가기관이 경고하고 나서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신용평가는 25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2019년 하반기 한국신용평가 크레디트 이슈' 세미나에서 "증권·보험사의 해외 대체투자 익스포저가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며 "증권사 위험 증가 속도가 가파르다. 일부 증권사는 미매각 잔액이 상당한 편"이라고 밝혔다. 익스포저는 리스크에 노출된 금액을 의미한다.
한국신용평가가 국내 8개 증권사와 10개 보험사의 해외 대체투자 익스포저 규모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7년 12월 14조2000억원에서 올해 6월 29조3000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29조3000억원 가운데 부동산과 인프라가 각각 14조1000억원, 10조원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증권과 보험 업종별로 분류하면 증권사 익스포저 증가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증권사는 2017년 12월 3조7000억원에서 올해 6월 13조9000억원으로 278% 증가했다. 같은 기간 보험사는 10조5000억원에서 15조4000억원으로 47% 늘었다.
증권사 리스
크 증가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는 배경에 대해 한국신용평가는 "리스크가 크더라도 수익이 높은 물건을 지속적으로 찾아 나선다"며 "과다한 경쟁 심화로 미매각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재우 한국신용평가 금융구조화평가본부 선임 애널리스트는 "이러한 영업 추세가 지속되면 유동성이나 투자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정석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