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양천구 첫 수직 증축 리모델링 단지인 신정동 쌍용아파트 전경. |
2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양천구 신정동 쌍용아파트 리모델링 조합이 전체 조합원 중 75%의 행위허가 동의를 받아 사업계획승인 신청 조건을 충족했다. 다음 단계로 2차 안전성 검토를 통과하면 사업계획승인을 받을 수 있다. 이 단지는 수직·수평 증축형 리모델링 단지다. 3개 층이 수직 증축되고, 기존 전용면적 84㎡ 단일 평형이 102㎡ 단일 평형으로 확대된다.
이 단지는 2014년 주택법 개정을 통한 리모델링 증축(가구 수 대비 15%, 최대 3개 층) 허용 이후 최초로 수직 증축 안전성 검토 및 건축심의를 통과해 '수직 증축 1세대 단지'로 불린다. 당시 정부는 리모델링 활성화를 위해 수직 증축 허용을 핵심으로 하는 주택법 개정안을 시행했다.
신정 쌍용은 2015년 4월 포스코건설을 시공자로 맞아들이는 등 수직 증축 1세대 단지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단지의 규모는 크지 않은 편이다. 지하 2층, 지상 2~18층 공동주택 2개동 310가구로 리모델링될 계획이다. 이 중 270가구가 조합원 분양분이고 40가구가 일반분양분이다. 해당 단지는 무려 409% 용적률을 받아냈다. 사업 초기만 하더라도 용적률 256%만 가능했지만 정부의 수직 증축 활성화 정책이 시행되며 높은 용적률이 가능해졌다.
이화진 신정 쌍용 조합장은 "올해 안으로 사업계획승인을 신청하고 승인이 나면 권리변동총회를 거쳐 이주 및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물론 이 단지도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는다. 리모델링으로 기존 단지보다 30가구 늘어날 경우 이 물량은 분양가 규제를 적용받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상한제 발표 이후 눈치를 봐왔던 서울 리모델링 단지들이 하나둘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리모델링은 상대적으로 일반분양분이 적은 만큼 상한제가 사업 속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서울 송파구 문정시영아파트는 최근 송파구청으로부터 조합설립인가를 획득했다. 문정시영은 '서울형 리모델링 시범단지' 7곳 중 하나로, 이들 단지 가운데 가장 먼저 조합 설립을 인가받았다. 올해로 준공 30년 차인 문정시영은 수평·별동 증축 방식으로 196가구를 늘려 1512가구 규모 단지로 재탄생한다는 계획이다.
수직 증축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는 송파구 송파동의 성지아파트는 지난달 23일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진행한 2차 안전성 검토 소위원회에서 조건부 합격 판정을 받았다. 용산구에선 지난 8월 45년 된 이촌동 현대아파트가 리모델링 사업계획을 구청으로부터 승인받았다. 이 단지는 사업면적 3만7638㎡에 수평·별동 증축을 거쳐 기존 8개동 653가구·상가 59개에서 9개동 750
그러나 투자할 때 장기적으로 고려해야 할 점도 있다. 정부의 분양가상한제 적용과 더불어 주택 경기가 불투명해지자 시공사 선정이 예전처럼 쉽지 않아졌다. 문정시영은 지난 20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진행했지만 포스코건설 단 한 곳만 참여하며 유찰됐다.
[박윤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