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기존 바이오시밀러(복제약) 업체들은 최근 실적을, 신약 개발 업체는 대주주 등 특수관계인의 지분 변동을 잘 살펴봐야 한다고 투자자들에게 조언하고 있다.
30일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에이치엘비 주가는 이날 상한가(29.89% 상승)를 기록했다. 이 업체의 항암 신약물질 '리보세라닙'이 글로벌 임상 3상에서 유의미한 효능을 입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이날 에이치엘비의 상한가에도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바이오주는 대거 하락했다. 코스닥 시총 1위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직전 거래일 대비 1.2% 떨어진 가운데 메디톡스(-5.21%), 휴젤(-2.6%), 헬릭스미스(-9.7%), 셀트리온제약(-2.1%), 신라젠(-8.54%) 등 주요 바이오 종목 모두 동반 하락했다.
증권가에선 이날 에이치엘비의 임상 관련 호재는 있었지만 다른 바이오 악재가 없는데도 주요 바이오주가 하락한 것은 과거 추세와 다른 현상으로 해석한다. 코오롱 인보사 판매 중지 사태에 이어 신라젠 신약 임상 관련 악재, 헬릭스미스 임상 데이터 오염 등 각종 악재가 줄줄이 터지면서 업종 내 동조화 현상이 깨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주요 종목 주가를 떠받치고 있는 기관은 이날 에이치엘비(3억원 순매수)만 샀을 뿐 다른 시총 상위 바이오주들은 대거 내다 팔았다.
기관들이 한 종목 호재를 근거로 다른 바이오주까지 사는 매매 패턴이 사라진 셈이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바이오 업종 차별화가 일어나고 있다. 과거에는 한두 종목 호재가 있으면 다 같이 움직였는데 이제는 그렇지 않다"면서 "바이오 업종 차별화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바이오주의 전반적 주가 하락을 최근 실적 부진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최근 올 3분기 실적 개선을 예상하는 애널리스트들도 증가하는 추세이지만 올 2분기만 놓고 보면 영업이익이 감소하고 있다. 국내 바이오 시총 1위 기업 셀트리온의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은 834억원으로 작년 2분기(1082억원)보다 23% 감소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각종 소송 비용이 발생하며 지난 2분기에 154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들은 실제 실적이 나오는 바이오시밀러 업체들이어서 일부 신약 개발 업체의 임상 지연 등 각종 악재에는 오히려 굳건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헬릭스미스의 유전자치료제가 임상 3상에서 실패하면서 이 종목 주가는 9월 24일 하한가를 기록했지만 같은 날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0.5% 올랐다.
일각에선 신약 개발 업체는 최근 수년 동안 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회사 사정에 정통한 대주주나 특수관계인의 지분 보유 변동 현황이나 재무지표에 주목
[문일호 기자 / 정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