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업계에서는 실적 턴어라운드에 대한 강한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되는 것으로 분석한다. 증권사 3곳 이상이 추정한 이수화학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321억원으로 지난해 65억원 대비 5배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영업이익도 480억원으로 2년 연속 증가세를 보일 전망이다. 지난해까지 3년 내리 영업이익이 곤두박질치며 고전한 것을 감안하면 분위기 반전이 시작된 셈이다.
이수화학은 국내 다른 화학회사와 비교했을 때 제품 수요가 상대적으로 안정돼 있다는 평가다. 이수화학은 연성알킬벤젠(LAB)과 노멀파라핀(NP)을 국내에서 독점 생산하는데, 이 물질은 세탁 세제나 에어졸, 인쇄 잉크의 원료로 사용된다. 다른 화학제품과 달리 생필품의 원료를 만들기 때문에 글로벌 경기와 무관하게 안정적인 매출 수준을 유지한다는 평가다. 이수화학은 LAB에서 90%의 국내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고, LAB는 이수화학 전체 매출(별도 기준)의 56%를 차지한다.
문제는 글로벌 경쟁사들의 제품 공급 구조가 실적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경쟁사들의 설비 증설과 폐쇄에 따라 생기는 시장 상황에 영향을 받는데, 태국에 2016년 12만t 규모의 공장 증설이 완료되면서 이수화학은 수급에 타격을 입었다.
업계 관계자는 "이수화학은 글로벌 공급 구조의 변화와 자회사의 부진한 실적이 맞물리면서 최근 3년간 실적이 내리막을 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하반기에 들어서 우호적인 경쟁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평가다. 글로벌 시장점유율 2%를 차지하는 일본 JXTG가 지난 5월 8만t 규모 생산시설을 폐쇄했기 때문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JXTG의 공장 폐쇄 결정이 공장 용지를 옮겨 달라는 일본 정부 측 요구를 수용한 결과라는 해석을 내놓는다. JTXG는 연말까지 재고를 판매할 계획인데, 이수화학은 일본 고객들을 대상으로 장기공급 계약을 협의하고 있다.
화학 업계 관계자는 "일본 경쟁사가 다른 용지에 공장을 신설하더라도 최소 2년에서 최대 5년여의 시차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며 "LAB가 마진율이 높긴 하지만 JXTG의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크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무리하게 공장 증설을 추진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수화학의 또 다른 특수 제품인 세정제 IPA 역시 마진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우제 흥국증권 연구원은 "이수화학은 페놀 부산물인 아세톤을 활용해 IPA를 생산하는데, 아세톤과 페놀의 동반 공급 과잉에 최소 1~2년간 수혜를 볼 것"이라며 "올해 말 기준 180억원 수준인 이수화학 특수제품 부문 영업이익은 2021년까지 240억
자회사 이수건설의 턴어라운드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이수건설은 2016년과 2017년 수주한 주택 부문 사업장이 올해 말과 내년 본격적인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현재 이수건설의 수주잔액은 1조8000억원으로 4~5년 정도의 물량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준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