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금융감독원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추정한 올 3분기 만도 영업이익은 560억원이다. 이는 지난 8월 말 추정치(469억원)보다 19.5% 상승한 수치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장사 전체 영업이익 추정치가 1.1% 하락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
올 1분기 213억원까지 떨어졌던 만도 영업이익은 올 2분기(518억원) 이후 반등세가 뚜렷해질 전망이다.
만도는 브레이크(제동), 스티어링(조향), 서스펜션(현가장치) 등 주요 자동차 부품을 생산한다. 최근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의 국내외 수주가 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실적 하락기에도 R&D 투자를 늘린 덕분에 ADAS 등 고수익 제품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간 R&D 투자는 2017년 처음 3000억원이 넘었고 작년에는 3150억원으로 매출액 대비 5%를 처음 넘겼다. 올 상반기에도 R&D 투자비는 1500억원에 달한다.
국내외 구조조정 효과도 올해 극대화되고 있다. 만도는 2016년 연결기준 305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당시 매출 중 29%(내부 거래 제외)를 차지했던 중국 지역 성과가 좋았기 때문이다.
같은 해 10월 경영에 복귀한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은 국내외 사업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법인은 올해 인력을 10% 이상 줄인 데다 일부 설비도 인도 지역으로 이전했다. 이에 따라 올 상반기 기준 중국 매출 비중은 19.7%로 2016년에 비해 10%포인트가량 하락했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만도는 중국 경영 효율화로 비용구조가 개선되고 있다"고 밝혔다.
만도는 글로벌 무역전쟁의 본거지이자 경쟁이 치열한 미국과 중국 대신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 해법을 찾고 있다. 만도는 1997년 인도 시장에 처음 진출했지만 그 비중이 낮아 작년까지 각종 보고서에 인도 매출 비중을 별도로 분류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성장세가 뚜렷하자 올 1분기 보고서부터 인도를 따로 분류했고 인도 시장은 상반기 기준 전체 매출에서 8.4%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멕시코 시장에서는 2016년 첫 진출 이후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다가 작년에 흑자로 돌아섰다. 브라질에서도 흑자를 이어가 멕시코·브라질 등 기타 지역 매출 비중이 올해 9.1%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인도를 포함한 신흥·기타 시장 매출 비중은 17.5%로 미국(14.9%)을 넘어섰다.
7년간 이어진 노조 관련 리스크가 8월 종료되면서 증권사들은 올 3분기 만도 실적 추정치를 앞다퉈 올리고 있다. 통상임금 소송분에 대한 노사 합의로 지난달 합의금 1000억원을 지급했다. 여기에 희망퇴직비 등 별도 비용을 잡아도 2017년에 미리 충당금 1526억원을 쌓았기 때문에 오히려 3분기 회계상 이익이 늘어난다. 한국투자증권은 노조 관련 일회성 이익 규모가
지배구조상 악재가 없는 것도 장점이다. 정 회장은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의 동생인 정인영 한라그룹 창업주의 차남이다. 정 회장은 한라홀딩스 최대주주(24.31%)이며 한라그룹은 2015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지배구조는 '정 회장→한라홀딩스→만도'로 이어진다.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