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상승을 이어갈 경우 투자 방식은 간단명료해진다. 주식을 보유하면 그만이다. 이러한 상태가 지속하면 주식시장의 학습 능력도 저하된다. 마치 현금인출기와도 같은 주식시장을 깊이 연구하는 것 자체가 시간 낭비다. 이후 경기가 하락해도 주식시장은 변화에 둔감하며 상승세를 이어간다. 시간이 흘러서 주식시장이 상황을 인지하는 계기가 마련될 때 주가는 경기를 뒤따르며 하락한다.
과거 사례는 이를 여실히 보여준다. 글로벌 경기를 대변하는 OECD 글로벌 경기선행지수와 글로벌 주식시장을 대표하는 MSCI 글로벌 주가지수를 최근 수년간 살펴보면 다음의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금융위기 발발 직전 글로벌 경기는 2007년 6월 정점을 형성한 다음 하락했지만, 글로벌 주식시장은 그해 10월까지 상승하며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주식시장이 경기를 뒤따르며 58% 하락했다. 2011년 2월 글로벌 경기가 순환적인 정점을 기록한 후 하락했는데, 글로벌 주식시장은 같은 해 5월까지 상승했다. 그리고 주가가 이를 뒤늦게 인지하며 22% 내려갔다. 2014년 4월에도 글로벌 경기가 정점을 형성했지만, 글로벌 주식시장은 2015년 4월까지 올랐다. 이후 주가는 19% 떨어졌다.
투자자가 눈여겨봐야 할 것은 현재도 글로벌 전반에서 경기지표가 낮아지고 있지만, 이와 달리 주가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최고치 부근에 머물고 있다는 점이다. 미·중 무역협상 여지, 완화적인 통화정책으로의 선회 등을 떠나서 극심하게 벌어진 주가와 경기의 간극은 메워질 수 있다.
금융의 역사를 살펴볼 때 선진국 주식시장이
[강현기 DB금융투자 주식전략파트장][ⓒ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