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가계대출 총량 규제, 기업대출 한계, 최근 비이자이익 논란까지 겹친 '실적 삼중고'로 은행 중심 금융그룹의 성장성 지속에 대한 어두운 전망도 제기된다. 실적은 주요 금융지주 회장 임기와도 맞물려 있어 이들의 연임 혹은 후임 인선에 어떤 영향을 줄지 역시 관전 포인트다.
1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한 달 기준 4대 금융그룹의 3분기 당기순이익 추정치는 총 3조185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분기 2조9890억원보다 6.6% 증가한다는 예측이다. 다만 여기에는 하나금융이 서울 명동 본점 사옥을 매각해 얻은 차익 약 4000억원이 포함돼 있다. 신한금융도 오렌지라이프 실적이 올해부터 지주 실적으로 집계된다. 이런 요인을 제외하면 3개 금융사 실적에 개선된 부분이 거의 없다는 분석이다.
그룹별로 보면 신한금융은 3분기 순이익 전망치가 9168억원으로 1위를 수성할 것으로 예상됐다. 전년 동기 순이익 8480억원보다 약 8.1%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인수한 생명보험사 오렌지라이프를 올해 초부터 그룹사로 편입하면서 실적 차별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반면 KB금융 3분기 순이익 전망치는 전년 동기 대비 4.9% 감소한 9098억원, 우리금융도 같은 기간 14.5% 감소한 5222억원에 그칠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금융은 일회성 이익을 포함한 전망치가 83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42%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금융그룹의 실적 불안은 최근 시중금리 하락세와 연관이 있다. 지난 16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치인 1.25%로 낮추는 등 금리 하락에 따라 은행의 전통 수입원인 이자이익은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전문가들은 3분기에 은행들 이자이익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이 평균 5~6bp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미 지난해 은행권 평균 1.67% 수준이던 NIM은 올해 2분기 1.60%로 떨어진 바 있다.
NIM 하락을 상쇄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대출을 늘릴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대부분 은행이 올해 초 설정해둔 대출 증가 목표율 3~5%에 이미 도달한 데다, 내년부터는 예대율 규제 강화로 가계대출에 15% 가중치가 적용되기 때문에 속도 조절이 필요한 국면이다. 국내 시중은행 대부분이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에 치중한 영업을 해온 탓에 기존 가계대출 보유분만으로도 예대율 규제를 맞추기가 빠듯하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KB국민은행은 지난해 대출 잔액이 연간 9.6% 증가하며 은행 중 가장 높았는데 이에 대한 반작용과 더불어 가계대출 규제 등에 관한 시장 환경이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가계대출 대신 기업대출을 늘리는 데도 한계가 있다. 최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 기업 대출은 전 분기 대비 1.2% 증가하며 지난해에 비해 증가 속도가 떨어졌다. 이는 대기업이 저금리 기조에서 은행 대출보다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을 선호하거나 투자를 꺼리는 분위기에서 기인한 면이 크다.
결국 그동안 의존해왔던 이자이익에서 벗어나 펀드·신탁·방카슈랑스 판매 수수료나 글로벌 사업 등에서
[정주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