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시중은행이 혼합형 주택담보대출과 적격대출 신규 판매를 중단하는 등 대출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로 투자처가 마땅치 않은 투자자들이 부동산 시장으로 몰려 가계대출이 크게 증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올해 초부터 기준금리 인하 기조가 이어지면서 가계대출은 가파르게 증가했다. 신한·KB국민·우리·KEB하나·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올해 초 571조3798억원에서 9월 599조3849억원으로 4.9% 증가했다. 지난해 9월보다 1년 새 7.8%나 늘어난 것이다.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증가율을 연간 5% 이내로 관리하고 있다. 시중은행은 여기에 맞춰 가계대출 관리 계획을 당국에 제출한다. 수요가 몰린다고 해서 주택담보대출을 늘릴 수 없는 이유다. 특히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대출금리마저 낮추면 수요는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내년부터 도입되는 예대율 규제도 복병이다. 금융당국은 내년부터 예대율 산정 때 가계대출 가중치를 현행보다 15% 높이고, 기업대출은 같은 비율로 낮추기로 했다. 은행은 예대율을 100% 이내로 관리해야 한다. 주택담보대출을 늘리면 가중치가 적용돼 예대율이 100%를 넘어설 수 있다. 가계부채를 줄여야만 은행들이 간신히 예대율 규제에 맞출 수 있는 셈이다.
이에 농협은행은 7월부터 혼합형 주택담보대출 판매를 중단했다. 혼합형은 5년간 고정금리를 적용받은 뒤 변동금리로 전환되는 상품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당시 주택담보대출이 급격히 늘어나 판매를 중단했다"며 "당분간 재개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장기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인 적격대출 판매도 대부분 은행이 이달 중단할 예정이다. 주택금융공사가 운영하는 적격대출은 최장 30년간 나눠 갚을 수 있는 정책 상품으로, 매 분기 한도가 정해진다.
지난 16일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예금금리 조정은 이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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