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자 부도로 공사가 끝나지 않은채 서울 북한산 자락에 7년간 방치돼 흉물로 변했던 옛 파인트리 콘도미니엄 개발이 다시 시작된다. 지난해 9월 삼정기업이 사업을 인수한데 이어 강북구가 개발을 승인했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공사는 강북구의 실시계획 인가·건축허가 변경·교통영향평가 등 인허가 절차를 거쳐 다음달 재개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2021년경 콘도 14개동이 모두 새 건물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
20일 서울 강북구와 시행사인 삼정기업에 따르면 우이동 콘도미니엄 개발사업이 지난주에 승인돼 11월 중 공사가 재개될 예정이다. 지난 2012년 시행사 부도와 시공사 법정관리 등이 이어져 골격만 세워진 채 건설이 중단된 지 7년 만이다. 이 사업은 우이동 산 14-3번지 일원인 북한산국립공원 내 8만㎡ 땅에 1만5000㎡ 규모로 14개 동의 콘도와 세미나실, 연회장, 스포츠클럽 등을 짓는 프로젝트다.
이번에 승인받은 사업계획안에는 북한산 경관을 회복시키기 위해 공사 중단전 계획에 비해 건물의 높이를 낮추는 게 포함됐다. 전체 14개 동 가운데 북한산 경관을 가리는 2개 동을 2개 층씩 낮추고, ㅅ자 모양의 지붕을 모두 철거해 건물 높이를 2m 정도 내린다. 또 콘도 내부 도로로 단절됐던 생태공간을 '생태 터널'로 복원하고, 터널 상부에는 녹지를 조성한다.
삼정기업은 전체 콘도 객실 322실 중 약 30%인 94실을 시민 누구나 예약을 통해 이용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백운천변에 있는 일부 동 전면부에 조각공원을 만들어 주민에게 개방하고, 파인트리와 주변 동네를 연결하는 보행교도 놓을 예정이다. 또 지역 건설업체에 공사 참여 기회를 주고, 콘도시설 운영인력도 지역주민을 우선 채용한다. 산악박물관과 500여석 규모의 콘퍼런스홀을 조성해 기부하고, 50여대가 동시 주차할 수 있는 공영주차장도 만든다.
↑ 우이동 콘도 현장 사진
박정오 삼정기업 회장은 "논란이 됐던 문제를 해소하려 서울시와 강북구에서 요구한 모든 내용을 다 수용했다"며 "강북지역 애물단지로 남았던 콘도를 정상화하는 것은 물론 서울시내 국립공원에 유일하게 들어서는 콘도인 만큼 서울의 허
파이자 세계적 명소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에 본사를 둔 삼정기업은 주택개발사업을 주축으로 하는 계열사 총매출이 연 1조원에 달하는 중견기업이다. 건설업계에서도 삼정기업은 오랫동안 방치된 프로젝트를 되살려 내는데 특장점이 있는 회사로 잘 알려져 있다.
[박동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