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복수의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토스와 하나카드는 이르면 연내 '토스 신용카드'(가칭) 출시를 목표로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토스는 앞서 BC카드와 제휴한 '토스 체크카드', 삼성카드·KB국민카드와 함께 적립·캐시백 등 혜택을 주는 카드도 선보여왔다. 체크카드는 선불 충전을 해야만 쓸 수 있는 반면, 신용카드는 후불 결제, 해외 결제를 비롯해 다양한 부가 서비스 이용이 가능해 핀테크 업체들의 진출 여부가 관심을 끌어왔다.
이번 하나카드와 토스의 제휴는 앞선 사례보다 더 긴밀한 협력을 토대로 상품을 내놓는 '상업자 표시 전용카드(PLCC)'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PLCC는 흔히 주유·쇼핑 등 특정 업종 혜택을 강화한 제휴 카드와는 완전히 다른 개념이다. 카드사와 제휴 기업이 함께 상품 비용을 부담하고, 수익도 공유한다. 서로의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공동 마케팅을 추진하기도 한다. 토스로서는 추가 투자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카드업에 진출할 수 있는 셈이다. 토스 측은 보통 고정된 혜택을 제공하는 기존 신용카드와 달리 온라인 플랫폼과 신용카드를 연동해 고객 맞춤형 혜택을 시시각각 제공하는 모델 등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카드 역시 가맹점 수수료 인하, 핀테크 경쟁 심화 등으로 카드 업황이 어려운 가운데 강력한 플랫폼을 가진 토스를 통해 신규 고객을 유치할 수 있다는 점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하나카드는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이 49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8% 급감했다. 업계 후발 주자인 데다 당초 마케팅 비용이 적었기 때문에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이후 큰 타격을 받았다.
앞서 토스의 신용카드 파트너사 선정에는 대형 카드사들도 도전장을 냈지만 최종적으로 하나카드가 낙점됐다. 하나카드가 다른 카드사보다 유리한 조건을 제시한 것이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하나카드로선 신규 고객 유치와 안정적인 매출 확보, 향후 카드론·리볼빙 등 금융 수익까지 고려하면 좋은 기회일 것"이라고 말했다.
지급결제 시장의 핀테크 플랫폼을 경계하는 눈길로 바라봐 온 카드업계는 분위기가 미묘하다. 이미 마케팅 주도권이 플랫폼에 넘어간 점을 받아들이면서도 향후 어떤 위협이 될지 경계의 눈길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PLCC를 통해 아직 핀테크 간편결제에 익숙하지 않은 오프라인 가맹점으로까지 핀테크 생태계가 자연스럽게 확장되는 셈이기 때문이다. 다양한 특화 서비스 제공으로 핀테크 서비스에 대한 고객 충성도를 높이는 효과도 예상된다.
핀테크 서비스가 잇따라 신용카드업에 진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앞서 지난 8월엔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 애플이 자체 지급결제 서비스 애플페이를 기반으로 골드만삭스, 마스터카드와 함께 애플카드를 선보였다. 연회비나 각종 수수료 등을 모두 없앴고, 리볼빙 이자율을 실시간으로 보여줘 고객 선택권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결제액의 1~3%를 당일 현금으로 돌려주는 것도 차별점이다. 국내에서도 롯데카드가 페이코·네이버페이와 '플래티넘 롯데카드'를 선보여 포인트 적립 등 특화 혜택을 선보이고 있다. 카카오뱅크도 PLCC 형태로 신용카드 출시를 타진하고 있다.
■ <용어 설명>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Private Label Credit Ca
[정주원 기자 / 이새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