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이 은행이 올해 4월 시작한 제휴사 대출 추천 서비스(연계대출)는 7개월 만인 이달 초 대출 공급 총액 4000억원을 넘어섰다. 대출 실행 건수도 꾸준히 월 5000~6000건을 기록하며 지난달 말 기준으로 4만건에 달했다. 연계대출은 카카오뱅크에서 한도가 다 찼거나 신용도가 낮아 대출을 받을 수 없는 고객에게 동의를 거쳐 저축은행·캐피털 등 2금융권 제휴사의 한도·확정 금리를 제안하는 서비스다. 현재 제휴사는 한국투자·유진저축은행, KB국민카드, KB·롯데·JB우리캐피탈 등 6곳이다.
이 같은 대출 소개는 기존 금융권에선 같은 계열사끼리 활발하게 이뤄졌다. A은행에서 대출이 거절된 고객을 A카드·캐피털·저축은행 등으로 소개해주는 것이다. 카카오뱅크는 계열사라는 장벽 없이 1000만 고객 기반의 플랫폼 효과를 활용하면서 제휴사에는 신규 고객을 유치해주고, 고객에겐 대출금리를 낮춰주는 혜택을 제공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예를 들어 저축은행이나 캐피털사는 오프라인 점포 등 고객 채널이 적은 만큼 대출모집인에게 수수료 2.48~3.31%(2분기 기준)를 지급하고 있다. 고객이 직접 수수료를 부담하는 건 아니지만 대출 금리에 수수료율 등 채널·마케팅 비용이 일부 반영될 수밖에 없다. 반면 카카오뱅크를 통한 연계대출은 이 같은 수수료를 대폭 줄이면서 그만큼을 '카카오뱅크 고객 전용 우대' 금리로 고객에게 되돌려주는 구조다.
이 과정에서 카카오뱅크도 얻는 게 있다. 대출을 거절당한 고객에게 합리적인 제안을 해주면서 동시에 저신용자 고객의 금융이력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 고위 관계자는 "플랫폼을 활용하면 자본을 들이지 않고 대출을 내주면서 관련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계대출은 오히려 출시 이후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는 전언이다. 대출모집인이나 광고를 통해 유입된 고객보다 카카오뱅크 연계 고객 연체율이 전반적으로 낮다는 기록이 쌓이고 있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당초 1금융권을 이용하려던 고객을 2금융권에 소개해주는 형식이다보니 상환능력과 의지 면에서 우량 차주가 더 많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고객으로서도 지점을 방문하고 복잡하게 서류를 제출할 필요 없이 카카오뱅크 간편 인증 절차가 그대로 적용된 대출 신청으로 편의성을 누릴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카카오뱅크 약점으로 꼽혀왔던 중금리 신용대출 실적도 탄력을 받고 있다. 올해 카카오뱅크 중금리대출 공급 총액은 10월 말 기준 7895억원을 기록했다. 3월 말 1538억원보다 5배 넘게 늘어난 수치다. 1월 첫 정책 중금리 상품인 '직장인 사잇돌대출'을 출시한 후 5월 '개인사업자 사잇돌대출'을 내놨고, 8월에는 정책보증을 끼지 않고 자체 신용평가모델에 기반을 둔 민간 중금리상품 '중신용대출'을 선보이면서 상품군이 다양해진 결과다. 특히 자체 중신용대출은 출시 후 현재까지 390억원이 팔렸고, 이용자 가운데 90%가 4등급 이하 중신용자로 나타났다.
카카오뱅크는 올해부터 2022년까지 매년 1조원대 중금리대출을 시장에 공급한다는 계획인 만큼 앞으로도 공격적으로 대출
[정주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