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11월 29일(15:52)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국내 공모 회사채 시장이 다음주를 끝으로 사실상 폐장된다. 저금리 국면이 장기간동안 이어지면서 평년에 비해 폐장 시기가 보름 가량 늦어졌다.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크라운제과와 한국해양진흥공사는 다음달 2일 각각 300억원, 2500억원 어치 공모채를 발행하기 위한 수요예측에 나선다.
크라운제과는 2016년 찍었던 회사채를 갚기 위해 3년 단일물로 회사채를 발행한다. 대표 주간사로는 키움증권이 참여했다. 한국해양진흥공사는 만기를 3년, 5년, 10년으로 나눠 각각 700억원, 800억원, 1000억원씩 모집한다. 청약 흥행 시 발행액을 최대 3800억원까지 늘릴 방침이다. KB증권이 발행 실무를 맡았으며 메리츠종금증권과 키움증권, DB금융투자는 인수단으로 참여했다.
시장 관계자는 "두 회사 이후로 증권신고서를 내고 공모채 발행에 나서는 기업은 없을 것"이라며 "기관투자가들의 북클로징이 이미 끝난 상황이어서 내년으로 자금조달 시기를 순연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올해 회사채 발행 시장은 예년에 비해 폐장 시점이 많이 늦어졌다. 통상 회사채 수요예측은 11월 중순 정도까지 진행되는 편이다. 뭉칫돈을 운영하는 연기금과 보험사, 공제회 등 주요 기관투자가들이 월말쯤 자금 집행을 마무리하는 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반기들어 연초보다 시장금리가 크게 낮아지면서 회사채 시장에서 운영비를 충당하려는 기업이 급증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일반 회사채 발행량은 7조 770억원으로 전년동기(2조 8400억원) 대비 2.5배나 늘었다. 발행액과 상환액 모두 증가하면서 순발행 규모만 3조 4610억원에 달했다. 11월 발행총액 역시 평년 수준을 훨씬 웃돌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올 상반기 공모채 시장은 단 한 건의 미매각도 기록하지 않으며 완판 행진을 이어갔다. 하지만 수요예측 시점이 줄줄이 겹치기 시작하면서 9월엔 투심이 급속하게 냉각되기도 했다. 한화건설(BBB+)은 3년물에서 90억원의 미매각을 기록하며 발행 규모 자체를 줄였다. 신용등급 A+인 파라다이스까지 3년물 1000억원어치 수요예측에서 절반의 미매각을 냈다. 10월 들어선 군장에너지(A+) 역시 청약에서 부진하며 투자심리가 꺾인 시장 분위기를 다시 한번 증명했다. 군장에너지는 3년물에서 완판을 거뒀으나 5년물에서 450억원가량의 미매각 물량을 남겼다. 팔리지 않은 채권 물량은 발행 주간과 인수단으로 참여한 증권사들이 나눠 사들인다. 이 중 일부 물량은 증권사 프라이
다른 시장 관계자는 "수급이 일시적으로 꼬였던 9월 중순~10월 초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기업들이 수요예측에서 기대 이상의 성적표를 받았다"며 "기관들의 넘치는 유동성이 회사채 시장을 이끌었던 한 해"라고 분석했다.
[강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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