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멕시코 1페소화당 원화가치는 60.65원으로 지난 6월 이후 계속 60~61원대에서 안정적인 추세를 보이고 있다. 연초 1페소화당 57원에서 소폭 하락했다. 반면 브라질 헤알화는 1헤알화당 원화가치가 올 7월 300원까지 하락했다가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며 최근 280원으로 올라왔다. 그동안 브라질 경제에 대한 기대를 키웠던 연금개혁 동력이 약해지고 루이스 이시나우 룰라 다시우바 전 대통령 석방으로 인한 정치 불안정이 헤알화 가치 하락을 이끈 것이다.
이에 따라 두 국가 채권을 대하는 해외 채권 투자자들의 시선도 달라졌다. 브라질 채권은 한국과 브라질 간 조세협약에 의해서 이자수익이 완전히 비과세 대상이라 자산가들에게 인기가 높았다. 올 들어 브라질 중앙은행이 공격적인 금리 인하에 나서면서 브라질 채권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도 컸다. 그러나 브라질 헤알화 가치 하락으로 원화로 환산한 수익률이 오히려 낮아지면서 브라질 국채 투자에 대한 관심이 식고 있다. 반면 브라질 국채와 비슷한 쿠폰금리를 제공하는 멕시코 국채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환율과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황창중 NH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 본부장은 "브라질 국채는 헤알화 가치가 떨어지기 전 고객들이 이익을 실현한 규모가 컸는데 그 돈이 신흥국 채권 안에서 대안을 찾다 보니 멕시코 채권으로 옮아갔다"고 말했다.
멕시코 중앙은행이 5년간 계속 기준금리를 올리는 바람에 멕시코 채권은 국내 채권 투자자들에게는 관심 밖이었는데 최근 멕시코 중앙은행도 기준금리 인하 행렬에 합류하면서 채권가격 상승을 바라볼 수 있다는 점이 투자 매력으로 꼽힌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통화정책의 우선순위가 물가여서 올해 적극적인 금리 인하에 나섰지만 멕시코 중앙은행은 환율이 우선순위라 정책금리 인하에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올해 브라질은 기준금리를 150bp(1bp=0.01%포인트) 내려 추가 금리 인하 폭이 적지만 멕시코는 75bp만 인하했다.
박승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중 무역 불확실성이 완화돼 내년 상반기 달러화 강세 기조가 약해지면 환율을 중시하는 멕시코 중앙은행이 상대적으로 금리 인하를 할 수 있는 폭이 커져 채권가격 상승 모멘텀이 될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멕시코 국채가 투자 성과가 좋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멕시코 국채 신용등급은 A3(무디스 기준)로 신흥국 중에서 높은 편이다.
고금리를 바라보고 채권 투자를 고려하는 투자자들은 멕시코 회사채 매수에도 뛰어들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멕시코 국영 석유기업 페멕스 회사채다. 페멕스는 멕시코 정부 예산 중 18%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도가 높은 멕시코 공기업인데 최근 수익성 저하로 자본 잠식 규모가 커져 신용등급이 'Baa3(피치 기준)'에 불과하다. 그러나 투기등급 채권이라고 하더라도 공기업이어서 정부가 사실상 적자 보존을 해준다는 측면에서 투자자들은 디폴트 위험보다 고금리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신환종 NH투자증권 FICC리서치센터장은 "멕시코는 올해 7월에야 기준금리를 내리기 시작해 향후 2~3년간 기준금리 인하를 추진한다"며 "멕시코 채권 강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페멕스 채권은 신용등급이 낮은 대신 고금리 매력이 있는 만큼 달러화 표시 채권보다
[김제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