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탁 방식 재개발·재건축은 조합 대신 부동산 신탁사가 전반적인 사업 시행을 대행하는 방식이다. 일반적인 정비 사업에서 잡음이 많은 추진위원회, 조합 설립 과정이 생략되고 신탁사와 대행 계약을 맺으면 사업시행 인가 전에도 바로 시공사 선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사업 기간이 단축될 수 있다. 정비 사업 전문가들이 조합을 대신해 적정 공사비 수준을 시공사와 조율하기 때문에 총 사업비와 조합원 분담금이 줄어들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토지신탁, 무궁화신탁, 코람코자산신탁 등 주요 부동산 신탁사가 대행을 맡은 정비 사업이 지방을 중심으로 순항하고 있다. 먼저 대전시 최대 규모 재개발 사업인 장대B구역은 한국토지신탁·무궁화신탁 컨소시엄이 조합을 대신해 재개발 사업을 이끌고 있다. 이 구역은 지난해 말 GS건설이 단독 수주에 성공했다. 장대B구역 재개발은 대전시 유성구 장대동 일원에 지하 4층~지상 49층 규모 아파트 2900가구를 짓는 사업으로, 사업 규모가 7400억원에 달한다. 인천 송월구역 재개발도 신탁 방식 전환을 결정하면서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열린 조합 정기총회에서 코람코자산신탁이 대행사로 선정됐다. 이 구역은 수차례 시공사 선정에 실패하는 등 전문성 부족으로 인해 지난 10여 년간 사업에 난항을 겪어왔다. 이 밖에도 대구 성당우방아파트 재건축은 무궁화신탁이 사업 대행을 맡은 뒤 한화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되는 등 순항하고 있다. 서울에서는 성수동 장미아파트(KB부동산신탁)와 신길음1구역 재개발(한국토지신탁) 등이 신탁 방식으로 추진하고 있다.
조합 설립 과정이
부동산 신탁 업계 관계자는 "정비 사업 일몰제 등으로 위기에 몰린 사업장이 많기 때문에 부동산 신탁사가 구원투수로 등장하는 사례가 점차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