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용인 수지·기흥구, 수원, 구리 등 비규제 지역이거나 정부 규제가 상대적으로 약한 지역은 집값 오름세가 강해지는 분위기다. 정부 규제가 서울 아파트에 집중되면서 갈 곳을 찾지 못한 유동성이 몰려들어 풍선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2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0일 기준 조사에서 서울 아파트값은 한 주 사이 0.08%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12·16 대책 직후 상승폭이 0.2%에서 0.1%로 줄어든 뒤 오름폭이 더 줄어들었다.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으로 고가 아파트에 대한 매수 심리가 한풀 꺾이면서 관망세에 접어들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서울 내 총 25개구 가운데 지난주보다 상승폭이 커진 곳은 동대문구·강북구·영등포구 등 3개구뿐이었다. 특히 집값 급등세를 이끌었던 강남권의 위축이 두드러졌다. 12·16 대책 직전 0.36% 올랐던 강남구는 상승폭이 0.11%에서 0.09%로 계속 줄어들고 있다. 서초구도 12월 셋째주엔 0.33% 상승했지만 지난주 0.06%, 이번주 0.04% 상승하는 데 그쳤다. 강남4구와 함께 집값 급등세를 보였던 양천구(0.61%→0.23%→0.1%)도 상승폭이 급격히 줄어드는 추세다.
수도권에선 과천 집값이 급락했다. 지난주만 해도 0.4% 상승했던 과천 아파트 가격은 이번주 0.02% 떨어지면서 하락 전환했다. 이 지역 전셋값도 지난주 0.66% 올랐는데 이번주엔 보합세(0%)를 기록했다. 함영진 직방 부동산랩장은 "최근 정부가 과천 등을 겨냥해 청약 의무 거주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된 듯 싶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부 규제가 없거나 상대적으로 느슨한 지역은 '풍선효과'가 나타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용인 수지구는 지난주 0.4%에서 이번주 0.79%로 상승폭을 늘렸고, 12·16 대책 직전 상승폭이 0.12%에 불과했던 경기 구리는 아파트값이 0.45%나 뛰었다. 경기 광명, 안양 동안구, 수원 팔달구 등도 이번주 0.4% 안팎의 매매가격 상승률을 보였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주보다는 상승폭이 축소됐지만 여전히 강세를 띠고 있다. 이번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0.19%를 기록했다. 지난주보다는 0.04%포인트 떨어졌지만 여전히 높은
최근 학군 수요 증가와 전세 매물 품귀 현상으로 전셋값이 급등 중인 강남구는 이번주도 0.49%나 올랐다. 목동이 있는 양천구는 전셋값 상승폭이 지난주 0.56%에서 0.61%로 오히려 커졌다. 이 밖에 서초구(0.31%) 송파구(0.25%) 강서구(0.25%) 강동구(0.19%) 마포구(0.18%) 등에서 전셋값이 강세를 보였다.
[손동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