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프라이머리 CBO 대상 업종 확대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중소·중견 자동차 부품업체와 자동차 부품산업 연관 업종을 대상으로 발행됐던 프라이머리 CBO 대상 범위를 조선·디스플레이·석유화학 등으로 확대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프라이머리 CBO는 신용보증기금(신보)의 보증을 활용해 중소·중견기업에 회사채 발행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신용도가 낮아 채권시장에서 회사채를 직접 발행하기 어려운 기업의 회사채·대출채권 등 기초자산에 신보가 보증을 제공해 AAA신용등급 채권으로 만들어 시장에서 판매하는 방식이다. 프라이머리 CBO를 활용하면 신용등급 BBB 이하인 기업들도 최고등급 회사채 금리로 자금 조달이 가능해진다.
프라이머리 CBO는 2000년 국내에 처음 도입된 뒤 2001년 '벤처 버블 붕괴'로 인한 벤처기업 위기, 2013년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건설사 위기 등에 활용됐다. 지난해에는 경영난에 처한 자동차 부품업체들을 지원하기 위해 프라이머리 CBO가 다시 한 번 언급됐다. 당시 금융위는 자동차 부품업체·부품산업 연관 업종을 대상으로 3년간 1조원 규모 자금을 프라이머리 CBO를 활용해 공급한다고 밝혔다.
금융위가 프라이머리 CBO 대상 업종을 조선·디스플레이·석유화학으로 확대한 것은 이들 업종 업황이 여전히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최근 디스플레이 업종 경기 상황이 악화되면서 이 업종에 종사하는 중소·중견기업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게 금융권 분석이다.
관건은 얼마나 많은 기업이 프라이머리 CBO 발행에 참여할지 여부다. 저금리 기조에 따른 은행 대출금리 하락으로 금리 측면에서 프라이머리 CBO가 은행 대출에 비해 월등히 유리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규모 자금을 장기·고정금리로 조달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은행 대출에 비해 장점이 많다. 신보 일반 우대보증은 기업당 한도가 30억원이지만 프라이머리 CBO를 활용하면 중견기업은 최대 250억원, 중소기업은 최대 150억원까지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 또 통상적으로 중소·중견기업 운전자금 대출 만기는 1년이지만 프라이머리 CBO 만기는 3년이고 차환도 가능하다. 시중금리 변동과 관계없이 고정금리로 조달할
금융위 관계자는 "올해 1분기 발행을 목표로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장점 때문에 지난해 자동차 부품업체·부품산업 연관 업종을 대상으로 발행됐던 프라이머리 CBO는 연간 목표액 3500억원을 무난히 채운 것으로 전해졌다.
[최승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