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23곳 다시 `상장폐지 공포`

◆ 회계감사 대란 예고 ◆

지난해 의견거절 등 비적정 의견을 받고도 상장폐지가 유예된 코스닥 상장사 23곳의 개선 기간이 오는 4월 만료된다. 이 회사들은 올해도 비적정 의견을 받으면 유예 없이 상폐 대상이 된다.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외감법)이 강화되면서 2018년에 이어 2019년 결산에서도 회계법인들이 엄격한 기준에 따라 감사에 착수하면서 올해도 코스닥에는 비적정 감사의견 주의보가 내려졌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2월 결산법인 중 지난해 비적정 감사의견을 받고 상폐가 올해 4월까지 유예된 코스닥 상장사는 23곳에 달한다. 이는 비적정을 받았으나 재감사에서 적정 의견이 나와 매매거래가 재개된 회사나 3월 결산법인 등은 제외한 수치다.
그간 비적정 감사의견을 받은 코스닥 상장사는 형식적 상장폐지 대상이었다. 코스닥시장 상장규정 제38조 1항에 따르면 최근 사업연도의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인의 감사의견이 부적정이나 의견거절, 감사범위 제한으로 인한 한정 등 비적정인 경우 기업 상장을 폐지한다. 그런데 지난해 외감법이 개정되면서 비적정 의견이 늘어 상폐 유예 제도가 도입됐다.
이에 따라 2018사업연도에서 비적정 감사의견을 받은 상장사는 2019사업연도 감사의견을 기준으로 상폐 여부가 결정된다.
상폐가 유예된 코스닥 상장사 23곳은 올해 적정 감사의견을 받으면 코스닥 기업심사위원회 상장폐지실질심사를 거쳐 상폐 여부가 결정된다. 비적정을 받으면 정리매매 후 상장폐지된다. 상폐 유예 제도를 도입하기 전인 2018년에는 코스닥 상장사 12곳이 감사의견 비적정(2017사업연도 기준)을 사유로 상장폐지됐다.
올해 비적정 감사의견은 지난해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회계법인의 감사가 깐깐해지고 있어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에서 비적정 감사의견은 2015사업연도엔 8곳에 불과했다. 그러나 2017사업연도에 20곳, 2018사업연도엔 35곳으로 증가했다.
외부감사인의 감사의견은 적정과 비적정으로 구분된다. 적정 의견은 재무제표가 회계기준에 따라 적정하게 작성됐다는 의미다.
비적정 감사의견은 한정, 부적정, 의견거절로 나뉜다. 한정 의견은 부분적으로 재무제표에 문제가 있다는 의미다. 부적정은 재무제표에 중대한 문제가 있다는 의견이다. 의견거절은 외부감사인이 회사 측이 제시한 재무제표에서 충분한 감사 증거를 입수하지 못했다고 판단할 때 내는 의견 표시다.
[정승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