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시스템 이관 작업으로 1월 한 달간 휴식기를 가졌던 아파트 분양 시장이 2월부터 본격 물량을 쏟아낼 예정이다. 분양 비수기임에도 2월 청약 시장에 작년보다 3.5배나 많은 전국 1만7000여 가구가 준비중이다. 마곡·과천·위례·수원·용인 등 수도권과 대구·대전·광주(대대광) 등 지난해 청약 경쟁률이 치열했던 곳 중심으로 올해도 분양 열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우한폐렴) 등 각종 변수로 일정대로 실제 공급될 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
2일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2월 전국 26곳에서 1만7559가구가 일반분양 예정이다. 지난해 2월(4966가구) 보다 1만2593가구나 늘어난 수치다. 지역별 분양 가구수는 수도권 8832가구, 지방 8727가구다.
대부분 건설사들이 4월 총선과 5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전까지 분양하는 게 낫다고 보고 있어 선거 분위기가 달아오르기 전인 2월이 최적의 시기이다. 정부의 주택공급 확대 시그널이 곳곳에서 포착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지난달 30일부터 분양보증 신청 시기를 앞당긴 게 대표적이다. 이번 조치로 철거가 진행중인 정비사업도 분양보증 신청이 가능해져 5월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피하고자 하는 재건축·재개발 조합의 숨통을 틔워준 것이다. 서울 서초구의 한 재건축 조합장은 "서울시가 인허가를 적극 지원하는 등 정부 분위기가 달라졌다"며 "4월말까지 분양을 신청해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우한폐렴) 때문에 수천명이 몰리는 견본주택을 열 수 있을지 미지수다. 건설사들은 아직까지는 견본주택을 일정대로 연다는 입장이다. 오는 7일 견본주택 오픈을 준비중인 한 건설사 관계자는 "상황을 지켜보고 있지만 아직은 일정 연기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견본주택 출입구에 열화상 카메라 2대를 비치해 모니터링하고, 손소독제도 비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른 악재로는 마곡·과천·위례 등 공공택지 분양 물량이 분양가 산정 갈등으로 다시 연기될 수 있다는 점이다. 경기 과천지식정보타운의 아파트 분양은 과천시와 건설사 간 분양가에 대한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해 1년 넘게 지연됐다.
2월 분양 시장은 크게 2가지 흐름이 보인다. 공공택지에서 나와 주변 시세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로또분양'과 각종 주택 규제 속 주목받는 수도권과 지방에서 나오는 '비규제지역 분양'이다.
공공택지인 마곡·위례·과천에서 2월 분양이 예정됐다. 이달 서울에서는 강서구 '마곡 9단지'가 유일하다. 마곡지구 막바지 공급 물량인데다 공공분양이여서 주변 시세의 70~80% 수준에 공급된다. 마곡 9단지는 962가구가 일반분양되는데, 전용면적 59㎡와 84㎡ 중소형으로만 구성돼 있다.
수도권 공공택지에선 경기 과천 '과천제이드자이', 경기 하남 '위례신도시중흥S클래스'에 관심이 쏠린다. 과천 제이드자이는 과천지식정보타운 S9블록에 들어서는데, 아직 분양가 책정을 놓고 시공사와 분양가심의위원회 간 이견을 보여 분양이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 또 위례신도시 A3-10블록에 짓는 위례신도시중흥S클래스도 아직 분양 일정을 확정하지 못했다.
12·16 부동산 대책 이후 풍선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수원·용인·인천 송도 등 비규제지역에서 분양물량이 나온다. 이들은 모두 전매제한 기간이 6개월에 불과하다.
최근 청약 열기가 가장 뜨거운 지역으로 꼽히는 수원에서 2개 단지 분양이 예정돼 있다. 특히 수원 팔달구의 재개발 지역은 워낙 규모가 커 '미니 신도시급'으로 불린다. 대우건설과 SK건설이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매교동 209-14번지에 짓는 '매교역 푸르지오 SK 뷰'가 오는 14일 견본주택을 열 예정이다. 일반분양이 1795가구에 달하고, 평균 분양가는 1810만원으로 확정됐다. 또 포스코건설은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조원동 장안111-4구역 주택재개발을 통해 '광교산 더샵 퍼스트파크' 475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지난해 청약 열기가 뜨거웠던 대대광에서도 분양이 대거 예정돼 있다. 지난
[박윤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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