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알펜루트가 최근 펀드 환매 중단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마켓컬리 지분 매각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018년 기준 알펜루트는 마켓컬리 보통주를 21.5%보유해 2대 주주에 올라 있다. 최대 주주는 보통주 27.94%를 보유한 김슬아 대표이사다. 지난해 중순 마켓컬리가 힐하우스캐피털 등에서 총 1350억원의 시리즈D 투자를 받으면서 알펜루트와 김 대표의 지분은 축소된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지분 변동 내역은 오는 4월 공시될 예정이다. 알펜루트는 마켓컬리를 비롯해 방탄소년단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 공간기획사 오티디(OTD) 등에 투자한 자산운용사다. 하지만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로 증권사들이 리스크 축소에 나서며 엉뚱하게 불똥이 알펜루트에 튀었다. 알펜루트는 개방형 펀드 전체 자산 중 10% 이상에 대한 환매가 청구돼 유동성 문제가 생겼다며 지난달 말 2300억원 규모 펀드에 대해 환매 중단을 선언했다. 이후 시장에서는 알펜루트가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마켓컬리,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오티디 등 보유 지분을 매각할 것이란 소문이 돌았고 이 중 마켓컬리는 실제 매각을 추진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알펜루트는 공식적으로는 이번 마켓컬리 지분 매각 검토가 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관계가 없다는 입장이다.
알펜루트 관계자는 "투자자가 펀드에 투자한 후 환매를 요청할 수 있는 개방형 펀드와 달리 마켓컬리 지분은 폐쇄형 펀드에 들어가 있다"면서 "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별개로 일정에 따라 매각을 추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마켓컬리 지분 매각을 검토했고 국내에선 지분을 받을 곳이 없어 해외 매각을 추진했으나 최근 마켓컬리에 추가 투자 소식이 들리면서 매각 계획을 철회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마켓컬리가 상반기 1조원 규모 추가 투자를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알펜루트가 매각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투자자들이 마켓컬리에 일정 수준 이상 시장점유율과 매출 등의 목표치를 제시했고 지난해 마켓컬리가 이 목표치를 달성했다는 것이다. 추가 투자자는 1대주주인 중국계 힐하우스캐피털 또는 관련 회사가 될 것이란 관측이다. 마켓컬리는 컨설턴트 출신 김슬아 대표가 2014년 12월 설립한 신선식품 배송 업체로 '새벽배송'과 배우 전지현을 모델로 앞세운 고급화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시장에서는 마켓컬리의 기업가치에 대한 상반된 시각이 존재한다. 롯데, 신세계, 현대 등 전통 유통 기업들이 '새벽배송'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며 마켓컬리의 생존이 힘들다는 분석과 함께 SK와 손잡은 힐하우스캐피털, 미국 세콰이어캐피털 등 글로벌 큰손들이 버티고 있어 제2의 '배달의민족' 신화가 탄생할 것이란 기대감도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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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정 기자 / 홍혜진 기자 / 강인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