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의 세계화는 이전부터 숱하게 강조되고 있지만, 어설프게 현지 입맛에 맞춘 음식들, 전혀 표준화되지 못한 음식들로 좀체 힘을 받고 있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불고기’라는 우리 전통 음식으로 세계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하고 있는 CEO가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엄마의 손맛’을 표준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불고기브라더스 정인태 회장. 그의 성공 이야기를 듣기 위해 ‘정완진의 The CEO’ 제작진이 직접 정인태 회장의 사무실을 찾았습니다. 아래는 인터뷰 전문입니다.
Q. 대표님은 사회초년생 시절도 남달랐을 것 같은데, 어땠나요?
저의 사회초년생 시절을 생각하면 미친 듯이 열심히 일 했던 것 기억 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남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일을 하면서 배워나가는 것에 대해 기쁨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회사는 일거리와 월급을 주는 곳뿐만 아니라 다양한 배움의 기회를 주는 곳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죠. 제 경험을 떠올려 보자면, 롯데호텔 식음료부에서 사회 첫 발을 내딛었을 때 식음료 부서뿐만 아니라 호텔 레스토랑에 대한 모든 것들에 대해서 궁금증을 가지고 이리저리 참견하면서 배우길 좋아하는 청년이었죠.(하하) 그렇게 몇 년을 근무하고 나니 호텔 레스토랑의 모든 분야에 ‘도사’가 되어있더라고요.
Q. 열심히 일하는 사람에겐, 기회가 주어지기 마련인데요?
저에게도 일생일대의 기회가 주어지게 되었습니다. 어찌 보면 제가 사업을 시작하게 해준 아주 값진 기회였죠. 제가 열심히 일하시는 모습을 보시곤 호텔 측에서 ‘신규사업단 매니저’ 자리를 맡아보라는 제안을 해왔습니다. 신규사업단 매니저로 일하면서 호텔에 레스토랑 브랜드들을 만들고 운영하는 일들을 했는데요. 거의 50여개 쯤 되는 레스토랑들을 만들었습니다. 30대라는 젊은 나이가 맡기에는 버거울 정도로 좋은 기회였죠. 레스토랑을 만드는 전 과정을 그 시절에 다 익힌 것 같아요.
Q. 젊은 나이에 보기 드문 커리어를 가지고 계셨으면, 앞날이 창창하셨을 것 같은데?
호텔에서 계속 일하던 중에, T.G.I Friday’s 본사에서 저를 찾아왔습니다. 우리나라에 매장을 열고 싶다며 저보고 총지배인이 되어 달라는 제안을 하더라고요.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습니다. ‘또 다른 발전의 기회가 될 것이다.’라는 좋은 예감이 들었기 때문이었죠. 그렇게 경영자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고, 그 후 아웃백 스테이크 하우스 운영하면서 우리나라에 매장을 100개 가까이 오픈했습니다.
Q. 레스토랑을 운영하는데 있어서 한국과 미국의 차이점이 있었나요?
그 당시 한국에는 레스토랑이라고 부를만한 고급식당들이 드문 시절이었습니다. 더군다나 프랜차이즈도 보기 힘든 시절이었으니까요. 반면에 미국은 다양한 프랜차이즈 식당들이 있었고, 규모 또한 어마어마했습니다. 서비스나 직원들을 대하는 방식 등, 뭐든지 체계화 되어있었어요. 해외의 선진시스템을 배우기 위해 일본, 미국에 연수를 떠난 적도 있습니다. 그 곳에서 최대한 많은 걸 배워서 우리나라에 도입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죠.
Q. 보통 CEO분들은 한 곳에 머물러 있지 않고, 또 다른 발전을 꾀하잖아요?
제 손으로 외식브랜드를 만들어보고 싶었습니다. 바로 ‘한식’으로 말입니다. 왜 늘 한식은 음식점에만 머물러 있는 건가, 프랜차이즈로 발전하기 힘든가.. 왜 해외에 자리를 잡지 못할까 하는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습니다. 하지만 한식이라는 것이 손맛에 의지하고 있는 터라 정확한 요리법이 없어서 프랜차이즈화 하기엔 무리가 있었죠.
Q. 한식을 프랜차이즈화 시키기 위한 도전, 어떤 것들이 있었나요?
브랜드 이름을 짓기 위해 고심을 했습니다. 기억에 남기 쉽고 외국인들도 한 번에 알아들을 수 있는 것을 고민하다가 주 메뉴인 불고기와 외국어 ‘브라더스’를 합쳐서 불고기브라더스가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주요국가에 상표등록을 해 두었죠. 그 후, 표준화 된 요리법을 만드는데 정성을 쏟았습니다. 프랜차이즈라는 게 어느 매장을 가던 늘 똑같은 맛을 유지해야하기 때문에 거의 6개월 동안 밤낮없이 연구했습니다. 냉면을 헹구는 온도까지 맞추기 위해 온도계, 염도계, 당도계 등... 거의 실험실에 가까운 모습이었죠. 그리고 그 후에 서비스도 표준화하기 위해서 서비스 핸드북을 제작해 직원들을 교육시켰죠.
Q. 각고의 노력과 정성을 쏟으셨는데,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계신지..?
중국, 말레이시아, 캐나다 등 ... 20개의 해외매장을 운영 중에 있고, 우리나라에는 40여개의 매장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해외에서 들어오는 로열티만 해도 연간 10억에 이르고, 작년 매출액은 520억을 기록했고요. 앞으로 한식의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합니다. 더군다나 해외에서 우리나라에 대한 인지도나 신뢰 또한 높아진 상태여서 많은 시너지효과를 낼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Q. 외식 프랜차이즈를 경영하면서 얻은 교훈이 있으시다면?
외식 프랜차이즈를 꽤 오랜 기간 경영하다 보니 프랜차이즈에 대한 A-Z를 알게 되었죠. 그래도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음식도 트렌드가 있고 고객들의 입맛은 점점 고급화되어가니까 거기에 발맞출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야하죠. 요즘도 매주 목동에 있는 R&D센터에 가서 새로운 메뉴를 평가하고 있습니다. 또한, 언젠간 더 이상 매장을 늘릴 수 없는 한계가 올 것임을 아고 있기에 다른 외식 브랜드 또한 꾸준히 개발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것의 바탕도 ‘한식의 세계화’를 기본으로 할 것입니다.
Q.앞으로의 목표가 있으시다면?
진정한 세계화에 힘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