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 즉, 고생한 만큼 값진 경험과 지혜를 얻는다는 말입니다. 이처럼 어려운 가정환경과 사업 실패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고 꿋꿋이 이겨내 지금의 자리에 올라선 CEO가 있습니다. 바로 (주)바인에프씨의 김석훈 대표입니다. 그는 중국집에 수산물을 납품하는 일로 시작해 현재 60여 개의 매장을 운영하는 어엿한 외식 프랜차이즈 CEO로 성장했습니다. 우리나라 국수에 불고기, 삼색전, 부추 등의 다양한 토핑을 올려 새로운 감각을 더한 차별화된 한국식 국수를 만든 그. 그의 이야기를 MBN ‘정완진의 The CEO’ 제작진이 직접 만나 들어보았습니다. 아래는 인터뷰 전문입니다.
Q. 어린 시절을 돌아본다면?
집안 형편이 좋지 못해 어머니께서 우유나 주스 등의 배달 일을 하며 집안 살림을 꾸려 나가셨습니다. 그렇게 고생하시는 어머니를 보고 있으니 가만히 있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신문 돌리기나 공병 줍기 등의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적지만 번 돈을 부모님께 갖다 드렸습니다. 부모님이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니 정말 뿌듯하고 보람찼습니다. 그러면서 좀 더 많은 돈을 벌어 부모님께 효도하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습니다.
Q.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어떤 행동을 하셨나요?
장사였습니다. 어릴 적 배달 일을 한 경험도 있고, 수산물 납품 사업을 하던 지인 분이 도움을 준다기에 수산물 사업을 하면 괜찮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노량진이나 가락시장 등지에서 오징어, 새우, 소라 등의 물건을 떼어 중국집에 납품하기 시작했습니다. 20대에 일을 시작한 저는 다른 사람들보다 젊었기 때문에 튼튼한 체력을 바탕으로 밤낮없이 16시간씩 쉬지 않고 열심히 일했습니다. 그 결과 100여 개의 중국집에 납품을 할 수 있었고, 월 매출 7천만 원을 벌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살아가던 중, 수산물을 납품해오던 퓨전선술집 사장으로부터 뜻밖의 제안을 받았습니다.
Q. 어떤 제안인가요?
자신이 가지고 있던 퓨전선술집을 프랜차이즈화 하려고 하는데 같이 해보면 어떻겠냐는 제안이었습니다. 프랜차이즈는 잘 모르는 분야라 주저했지만 평생 배달만 하며 살 수는 없다고 생각해 제안을 받아들였습니다. 그런 다음, 준비 없이 회사를 차릴 수 없었기에 기존의 가게에서 일을 하며 현상 파악에 나섰습니다. 가게 운영방법 학습부터 가게 분위기를 파악하고 고객들의 반응을 분석하며 프랜차이즈 사업에 대한 구상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한중일 퓨전브랜드라는 콘셉트에 어울리는 다양한 메뉴를 개발하고,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는 화려한 인테리어 등을 완성시키며 프랜차이즈 사업 준비를 진행했습니다. 그 뒤 회사를 설립하고 브랜드를 출시한 이후에는 가맹 주를 모집하기 위해 신문광고를 하는 등 홍보도 열심히 했습니다.
Q. 처음 시작한 프랜차이즈 사업은 어땠나요?
열심히 노력한 덕분이었을까요. 다행히 좋은 입소문이 나면서 가맹 요청이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오픈 한 달 만에 10호점을 열고, 1년 만에는 40호점을 열었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그 승승장구는 오래 가지 못 했습니다. 체계적으로 잡힌 수익구조 시스템을 미처 만들지 못한 탓에 본사가 벌어들이는 수익은 첫 가맹비를 받는 것 외에 전혀 없었습니다. 브랜드가 어느 정도 성장을 하고 나면 가맹 개설이 줄어들기 마련이라 본사로 들어오는 수익 또한 줄어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면서 회사 상황은 점점 악화되고 말았습니다.
Q. 위기 극복은 어떻게 하셨나요?
프랜차이즈 사업은 처음인 데다가 경영에 대한 저의 미숙함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프랜차이즈에 대해 더 철저하게 공부하고 사업을 계획해 새로운 사업을 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당시 저에게는 함께 퓨전브랜드를 이끌어가던 동료 직원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비록 가진 것은 없었지만 그들의 존재만으로도 저에게는 큰 힘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Q. 재기를 위해 어떤 사업을 하셨나요?
한 번 실패는 있지만 두 번 실패는 없을 거라는 생각 아래 다시 한 번 외식업에 도전했습니다. 가장 먼저 메뉴 선정을 위해 시장조사에 나섰습니다. 그 당시는 2008년 세계금융위기로 소비 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저렴한 가격으로 푸짐하게 먹을 수 있던 국수가 인기 정점을 찍고 하락세를 치고 있었던 때였습니다. 서민음식 이미지를 가지고 있던 국수를 좀 더 고급화, 전문화된 이미지로 변화시켜 내세운다면 승산이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런 한편 고급화, 전문화된 국수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음식에 있어 정말로 실력 있는 사람을 영입하는 것이 외식업에 있어 성공 가능성을 높여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수소문 끝에 국수 연구를 하고 있던 최인선 셰프를 만날 수 있었고, 그와 ‘국수’라는 공통된 관심사로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마침내 국수 개발에 대한 서로의 생각과 뜻을 모을 수 있었고, 최인선 셰프를 영입하며 사업 준비에 박차를 가할 수 있었습니다.
Q. 메뉴 개발 과정은 어떠했나요?
최인선 셰프와 함께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며 유명하다는 국수는 모조리 맛을 보았습니다. 그러면서 국수에는 뭔가 색다른 특색을 집어넣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또한 ‘국수를 먹으면 금방 허기진다.’는 인식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래서 배부르면서도 특색 있는 국수라는 콘셉트를 내세우기로 했습니다. 이를 위해 떠올린 방법은 국수 위에 토핑을 얹는 것이었습니다. 국수의 허전함을 채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국수에 브랜드만의 이미지를 불어넣고, 화려한 시각적 만족까지 극대화시킬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약 5개월 동안 국수 위에 여러 가지 토핑을 올리고 맛을 보며 메뉴개발을 진행했습니다. 그래서 선정된 토핑이 삼색전, 불고기, 부추. 김치볶음 등이었습니다. 그런 다음 주 메뉴인 국수 콘셉트에 맞게 ‘셰프의 국수전’이라는 이름을 지었습니다.
Q. 메뉴 개발 완성 후 오픈 준비는 어떻게 진행하셨나요?
첫 번째 매장의 성공 여부에 따라 프랜차이즈의 성공 여부까지 달려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화려하면서도 깔끔한 맛의 국수를 선호할 만한 사람들을 따져보니 젊은 층, 그 중에서도 여성이 떠올랐습니다. 20~30대 젊은 여성들은 입맛이 까다로운 편이라 밥 한 끼를 먹으려 할 때도 심사숙고해 고르기 때문입니다. 그런 까다로운 젊은 여성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다면 다른 연령층의 입맛도 충분히 사로잡을 수 있다고 확신했고, 이화여자대학교 근처로 입지를 선정했습니다. 입지 선정 후 마케팅 수단으로 삼은 것은 블로그 마케팅이었습니다. 인터넷상에서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 파워블로거들의 글들은 솔직하면서도 영리목적이 없다는 이유로 그 영향력이 막대했습니다. 그래서 몇 몇 파워블로거들을 선정해 그들에게 무료로 국수를 제공하고 솔직한 후기를 요청했습니다.
Q. 다시 도전한 외식업... 성과는 어떠했나요?
블로그 마케팅과 기존 국수전문점과의 차별화 덕분에 매장은 문전성시였습니다. 그러면서 가맹 문의도 빗발쳤습니다. 불과 론칭 1개월 만에 12호점, 약 1년 만에는 40여개가 넘는 가맹점이 문을 열며 빠른 성장을 했고, 그 결과 70억 원을 매출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국수로써 어느 정도 자리를 잡자 이번에는 다른 메뉴로 사업을 확장했습니다. 면류로 도전을 했으니 이번에는 한국인의 주식인 밥류로 승부를 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정한 메뉴가 육개장이었습니다. 우리 고유의 한식인데도 불구하고 육개장 프랜차이즈를 하는 곳이 따로 없었고, 육개장을 특화해 하나의 브랜드로 내세운다면 괜찮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시장조사를 다니며 다양한 육개장을 맛보았고 그것들과 차별화된 육개장을 만들기 위해 약 4개월가량의 시간을 쏟았습니다. 그 결과 육개장 전골, 만두 육개장, 닭가슴살 육개장 등의 메뉴를 탄생시키며 ‘셰
Q. 앞으로의 계획은?
올해 3월에는 ‘셰프의 국수전’과 ‘셰프의 육개장’을 통합해 만든 ‘셰프의 국수N육개장’ 브랜드를 새롭게 출시하며 두 가지 브랜드를 통한 시너지로 브랜드 확장을 노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끊임없는 도전정신을 바탕으로 한식 브랜드를 이끌며 많은 이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