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제비 출신 탈북자가 11살 때 6일 동안 두부 한 모를 먹으며 견딘 경험을 어렵게 털어놓았다. 싹이 난 감자나 풀뿌리, 독버섯이라도 먹고 싶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14일 오전 MBN 프로그램 '시사마이크'에 출연한 탈북자 김은주 씨는 식량난으로 어려웠던 지난 1997년 북한의 상황을 전하면서 "사람들이 아버지 제사상에 올렸던 음식을 훔쳐가고 각목으로 세운 묘지를 (땔감용으로 쓰기위해) 다음 날 뽑아갔다"고 말했다. 김씨는 북한의 떠돌이 유씨 청소년을 지칭하는 소위 '꽃제비'출신이다.
극심한 식량난으로 고생하던 김씨 가족은 '중국 가면 사탕 과자는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다'는 말에 탈북을 감행했다.
두만강 하류를 통해 탈북을 시도한 김씨는 "(두만강이)미끄러워서 꿈에서 달리는 것처럼 정신 없이 엄마와 언니 뒤만 쫓았다"며 급박했던 탈북 상황을 묘사했다.
김씨는 탈북 이후 8년간 중국에서 생활했다.
그는 중국에서의 삶에 대해 "나라 없는 설움, 의지할 곳 없는 슬픔을 그때 느꼈다"며"(중국에서는) 탈북자가 인신매매를 당하거나 노동을 착취당하기 쉬웠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이전에는 자유를 누리는 방법을 몰랐지만 지금은 노력한 만큼 얻을 수 있는 한국 사회에 만족한다고 덧붙였다.
[매경닷컴 조현령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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