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스타벅스의 등장은 국내커피시장의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
커피전문가들이 로스팅과 핸드드립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빠른 속도로 유사한 커피 전문점들이 생겨났다.
커피믹스가 주름잡던 한국의 커피 시장에도 마침내 원두커피의 시대가 시작됐다. 이전까지 인스턴트 커피에 길들어져 있던 한국인의 입맛도 점차 변하기 시작했다.
이후 한국의 커피 시장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왔다. 그러나 지난 2012년 업계의 과도한 경쟁과 무분별한 카페 창업으로 인해 커피 소비량이 감소하는 등 국내 커피시장이 잠시 주춤하기도 했다.
하지만 걱정도 잠시, 한국인의 커피 사랑은 여전했다. 올해 한국의 커피 수입량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이다.
이렇듯 한국인의 남다른 커피 사랑은 지난 주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 카페쇼'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 사진=매일경제 |
지난 2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2014 제 13회 서울 카페쇼'가 개최됐다.
총 4일간 진행된 이 행사는 20~21일은 국내·외 바이어들과 업계 종사자들이 참여하는 비즈니스데이로, 22~23일은 일반 관람객들도 입장이 가능한 퍼블릭데이로 꾸며졌다.
'서울 카페쇼'는 전시 전문회사 엑스포럼과 월간COFFEE가 주최하고 국제커피기구(ICO)가 후원하는 커피 전문행사다.
올해는 역대 최대 규모로 32개국 520여개 업체가 참여했으며 행사는 A~D홀까지 코엑스 전관을 활용했다.
1층 A홀과 B홀에서는 설비 및 장비를 비롯해 차, 디저트, 원부재료, 인테리어 소품 등 커피를 제외한 품목들이 주로 전시 판매 됐다.
카페쇼에 참가한 기업 중 예담은 대한민국 최초 커피 용품 브랜드 '누보'(NUVO)를 선보였다.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WSBC) 2014·2015 공식 드립기구를 제조한 이 기업은 ISO 9001, ISO 14001 등 품질 및 환경시스템도 인증받았다.
서지애 예담 상품기획팀 팀장은 "과거에는 다른 나라에서 수입한 제품을 유통했지만, 커피 시장이 커지는 것을 느껴 2012년 누보 브랜드를 론칭했다"고 말했다.
그는 자사 제품에 대해 "자체적인 기술력으로 국내산 제품을 만들고 있다"며 "국내 공장에서 생산해 제품 안정성이 높고 수급이 용이해 사후관리를 받기도 편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엇보다 품질좋은 상품을 거품 뺀 가격으로 만날 수 있다"고 제품의 장점을 강조했다.
지난 4월 프리미엄 커피 부재료 브랜드 메띠에를 론칭한 CJ제일제당과 아모레퍼시픽의 오설록, 웅진식품의 커피 브랜드 바바커피 등 국내 대기업들의 부스도 눈에 띠었다.
그동안 스타벅스코리아와 할리스 등 대규모 커피업체에 전용 향시럽을 납품하며 B2B시장에서 인프라를 구축하던 CJ제일제당은 관람객들에게 다양한 체험 기회를 제공하며 B2C 마케팅을 펼쳤다.
CJ제일제당의 한 관계자는 "소규모나 중소업체를 운영하는 분들에게도 메띠에를 알리기 위해 참가했다"며 "중국관람객들도 많이 왔는데 (이번 행사는) 메띠에를 알릴 수 있던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제품을 알리기 위해 현지에서 건너 온 외국인 바리스타의 시연도 관람객들의 이목을 끌었다.
캡슐커피 전문 브랜드 치보 (Tchibo) 카피시모는 올해 새로 출시된 캡슐커피 머신 '피코(PICCO)'를 활용하여 만들 수 있는 특별한 커피를 소개하기 위해 독일 본사에서 바리스타까지 초청했다.
고희정 치보 카피시모 마케팅팀 차장은 "카페쇼는 대규모 행사이기 때문에 치보 카피시모와 캡슐커피 머신을 알리기 위해 참가했다"며 "비즈니스데이, 퍼블릭데이 둘다 관람객이 많았는데 시연 시음행사가 반응이 좋아서 큰 홍보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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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층 C홀과 D홀에서는 커피 생두부터 그라인딩 장비, 커피머신 등 커피와 관련된 제품이 전시됐다.
특히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소규모 업체들이 대거 참가해 좋은 원두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했다.
행사장 한 쪽에는 참여형 부대행사가 마련됐다.
카페쇼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한국 바리스타 챔피언십'과 커피의 맛을 감별해 내는 커피 경연대회 '마스터 오브 커핑', 커피 추출의 원리를 알아볼 수 있는 '커피사이언스 랩'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돼 관람객들의 발길을 모았다.
이밖에도 그랜드볼룸과 컨퍼런스룸에서는 포럼이 진행됐다.
작년에 이어 세번째로 진행된 월드 커피 리더스 포럼에서는 '커피산업 패러다임의 대전환과 그 대응책' 이라는 주제로 7개의 세션이 운영됐다.
국제커피기구 위원장, 일리카페 회장 등 총 37명의 글로벌 커피 리더들이 연사로 나섰다.
행사장을 방문한 장효식(23) 씨는 "생각했던 것 보다 규모가 커서 볼 거리가 많아 재밌었다. 커피 머신의 종류도 다양하고 차와 음료와 관련된 부스도 많아서 좋았다"며 "커피 시장이 이렇게 큰줄 몰랐는데 이번 카페쇼로 인해 생각이 바뀌게 되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MBN 영상뉴스국 강보미 인턴기자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