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마당놀이는 지난 1981년 첫 공연 이후 34년간 관객수 250만을 찍은 장르다. ‘토끼전’ ‘흥부전’ ‘심청전’ 등 우리 고유 문학을 각색하고 해학과 풍자로 버무린 이 공연은 명절이면 TV를 통해 흘러나올 정도로 범국민적 장르로 인정받기도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트렌드에 따르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젊은 층 흡수가 어렵다는 것 역시 이 장르가 안고 있는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그렇다면 실제 2030세대들이 느끼는 마당놀이 체감온도는 어느 정도 될까. 2, 30대 남녀 무작위 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했다.
◇ 마당놀이, 얼마나 제대로 알고 있을까?
조사자 대부분은 마당놀이에 대해 ‘제대로 모른다’는 답변을 내놨다. ‘사람들이 모인 마당에서 하는 연극’ 정도로 간파하는 사람도 있었다. 젊은 관객층 흡수에 실패했다는 지적이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 디자인=이주영 |
또한 ‘탈 쓰고 춤추는 전통극’이라는 오해도 많았다. ‘주로 양반들을 희화화한 장르’란 답변에서는 교과서적인 냄새도 맡을 수 있었다.
그러나 마당놀이에 대해 연극계는 ’우리 정체성 찾기‘ 운동 일환으로 민속극을 기본삼아 만든 우리 연극이라고 정의했다. 다시 말하면 꼭 전통 문학이 아니더라도 무대 없이 관객들과 소통했던 민속극 형식에 시사적 에피소드를 섞어도 마당놀이로 볼 수 있는 셈이다.
◇ 마당놀이 인기에 대한 체감온도? ‘제로’
마당놀이 인기에 대한 체감온도는 제로에 가까웠다. ‘최근 5년 새 마당놀이를 본 적 있느냐’는 질문에 ‘없다’는 대답이 전체 96%(48명)를 차지했다. 본 적 있다는 사람도 ‘아마추어 극단들이 거리에서 하는 것을 봤다’고 대답했을 정도다.
마당놀이의 인기를 ±5점 내에서 매기는 부분에선 평점 -1.8점으로 집계됐다. 가장 최하점인 -5점을 준 사람은 16명, 그 외에 0점 이하 점수를 준 사람도 30명이나 됐다.
여기에 빗대어 홍보 부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서민 장르’지만 서민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는 비난도 튀어나왔다. 마당놀이의 한계점이 여실히 드러난 셈이었다.
◇마당놀이의 미래, 그래도 어둡진 않다
조사 결과대로 라면 마당놀이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다행히도 이 장르에 대한 관심도는 낮지 않았다.
가장 약속이 많은 금요일 오후 8시 마당놀이 공짜 티켓 한 장이 생겼다면 나홀로 공연을 보러가겠느냐는 질문에 ‘가겠다’고 대답한 사람들은 의외로 28명(56%)에 이르렀다. 물론 ‘직접 시간을 내서 볼 만큼 매력 있지 않음’ ‘그냥 부모에게 티켓을 줄 것 같다’ ‘그 시간이라면 다른 걸 하겠다’는 부정적인 견해도 있었지만 과반수 이상은 한 번쯤 공연을 관람해보고 싶다는 의견을 내놨다.
남은 건 마당놀이 제작진의 트렌드 분석이다. 마당놀이를 보고 싶다는 분위기는 잡혔으니 이런 젊은 층을 어떻게 잡을 지는 그들의 몫이다. ‘효도 상품’이란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묘수가 필요할 때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