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서민과 희노애락을 함께 했던 마당놀이가 언제부터인가 보이지 않길 시작했다. 과거 명절이면 ‘MBC 마당놀이’라는 제목으로 안방극장을 점령했던 것과 달리 지금은 공연 소식조차 마주하기 어렵다. 서민의 간지러운 곳을 긁어주고 풍자와 해학으로 웃음을 선사한 마당놀이, 대체 어떤 길을 걸어왔길래 지금은 보이지 않는 걸까.
마당놀이는 단어 그대로 마당에서 하는 놀이, 즉 무대나 장치 제약 없이 관객 접근성이 가장 높은 장르다. 춤, 노래, 재담 등으로 이뤄졌으며 현실을 비판하면서도 신명을 놓지 않아 서민들의 큰 사랑을 받아왔다.
마당놀이의 대중화 시점은 1981년으로 잡는다. 당시 MBC가 창사 20주년을 기념하는 기획으로 ‘허생전’을 채택함으로서 마당놀이는 자연스럽게 브라운관속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 연출 손진책, 작곡, 박범훈, 안무 최현이가 참여했고, 이후 한국적 코미디 공연의 전형으로 자리잡게 됐다.
↑ 사진=국립극장 제공 |
김성녀, 윤문식, 김종엽 등은 ‘마당놀이’를 통해 일약 안방 스타로 떠올랐다. 또한 ‘놀보전’ ‘방자전’ ‘심청전’ 등 다양한 고전이 현실에 맞춰져 각색돼 큰 인기를 얻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대학로나 지방 행사에서도 소규모 마당놀이 공연이 펼쳐지기도 했다.
그러던 행보에 제동이 걸린 건 지난 2010년이었다. 급변하는 트렌드에 마당놀이 내용이나 형식이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 튀어나왔고 관객층도 이전보다 많이 얇아졌다. 결국 마당놀이는 30주년 기념 공연 ‘마당놀이전’을 마지막으로 제작이 중단됐다. 오랫동안 연출을 맡았던 손진책 연출은 “박수 받을 때 마무리 짓고 싶었다”며 중단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 사진=국립극장 제공 |
이후 5년 만인 작년 12월 마당놀이는 부활했다. 국립극장 기획 공연 ‘심청이 온다’로 제작이 재개된 것. 비록 TV로 쉽게 접할 수 있는 통로는 아니었지만 공연계는 물론 대중에게도 반가운 일이었다.
이뿐만 아니라 연극계 젊은 피들도 보다 관객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새로운 형식의 마당놀이로 고군분투하고 있다. 사장될 뻔한 한 장르에 다시 숨통이 붙은 셈이라 그 행보에 눈길이 쏠린다. 또한 트렌드를 따르지 못한다는 기존 문제점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역시 두고볼 부분이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