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과 함께 장르 소설의 계절이 돌아왔다. 여름은 휴가의 동반자가 될 범죄 스릴러, 미스터리, SF 등 장르소설의 큰 장이 열리는 계절이다. 6월 들어 장르소설 거장들의 신작이 속속 출간되고 있다. 영미권에서는 존 그리셤, 마이클 코넬리, P. D. 제임스의 신작이 출간됐고 일본의 간판작가 미야베 미유키, 이사카 코타로도 신작을 냈다. 그야말로 진검승부다. 인문서·자기계발서에 밀려 올 상반기 힘을 못쓴 문학의 부흥도 이들의 활약에 달렸다.
↑ 존 그리셤 |
‘죽음이 펨벌리로 오다’(현대문학)는 제인 오스틴의 팬과 미스터리 팬을 모두 만족시킬 특별한 소설이다. 지난해 94세로 타계한 영국 추리소설의 거장 P. D. 제임스가 마지막으로 남긴 작품으로 ‘오만과 편견’ 완결 시점에서부터 6년이 흐른 후의 펨벌리를 배경으로한 미스터리를 그렸다. 엘리자베스와 다아시가 서로의 오만과 편견을 극복하고 결혼한 뒤 평화로운 펨벌리에서 어느날 살해된 데니 대위의 시체가 발견된다. 경찰은 유력한 용의자로 시체 옆에 무릎 꿇고 있던 위컴을 체포하고 사건의 심리와 재판이 열린다. 엘리자베스 부부는 인척인 위컴의 무죄를 증명해야하는 상황에 놓인다. 2013년 ‘오만과 편견’ 출간 200주년을 기념해 BBC에서 3부작 드라마로 제작되기도 했다.
‘나인 드래곤’(RHK)는 범죄 스릴러의 거장 마이클 코넬리의 ‘형사 해리 보슈 시리즈’의 7번째 작품. 코넬리는 처음 홍콩을 방문했다가 아홉 마리의 용에 얽힌 전설에서 이름을 따온 카오룽이라는 도시를 떠올렸다고 한다. 자신에게 친절을 배푼 중국인 이민자 존 리가 총에 맞아 살해당하는 사건이 일어나면서 홍콩으로 떠나는 해리 보슈의 이야기다. 그가 비행기에 타는 순간 홍콩에서 이혼한 아내 엘리노어와 딸 매들린이 납치당한 동영상이 전달된다. 용의자 챙과 딸의 납치를 39시간안에 모두 해결해야하는 보슈의 불가능한 임무를 쫓아가는 속도감 넘치는 소설이다.
‘화차’의 작가 미야베 미유키의 신작도 나왔다. ‘십자가와 반지의 초상’(북스피어)은 렘브란트의 그림 ‘예수를 부인하는 베드로’를 모티브 삼아 ‘악은 과연 전염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미스터리 소설이다. ‘행복한 탐정 시리즈’ 세번째 이야기로 왜소한 체구의 권총을 든 노인이 저지른 버스 납치 사건을 그렸다. 세시간의 기묘한 인질극은 경찰의 진입으로 범인이 사망하며 인질 전원이 무사한 채 종결된다. 그런데 우연히 인질이 된 승객들에게 죽은 범인이 보낸 거액의 위자료가 도착한다. 신고하자와 그냥 돈을 나누자로 승객들의 의견이 갈리는 가운데, 소심한 출판편집자인 스기무라가 사건의 해결을 위해 나선다.
일본의 아쿠타가와상 수상작가 아베 가즈시게와 신세대 문학의 기수 이사카 고타로도 색다른 협업에 도전했다. 두 사람이 함께 쓴 ‘캡틴 썬더볼트’(민음사)는 메르스 공포가 휩쓸고 간 한국에 시의적절하게 상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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