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창작뮤지컬들의 수명이 점점 길어지고 있다.
한국 뮤지컬 역사상 20주년을 기록한 뮤지컬 ‘명성황후’나 ‘사랑을 비를 타고’ 15주년이 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그리고 10년의 세월을 넘긴 ‘빨래’ ‘오 당신이 잠든 사이’ ‘김종욱 찾기’ 등을 제외하더라도, 초연 이래 꾸준히 재공연을 올리는 작품이 점점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창작뮤지컬들이 오랜 시간 살아남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바로 변화와 성장에 있다. 어느덧 한국을 대표하는 창작뮤지컬이 된 ‘명성황후’의 경우 20년의 시간동안 끊임없이 변화해 왔다. 20주년 기념공연으로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오른 ‘명 20년의 세월동안 ‘명성황후’의 연출을 도맡아 왔던 윤호진 연출자가 “절반 이상이 바뀌었다”고 평할 정도로 수많은 시도와 변화를 보여준 대표적인 작품이다.
‘사랑은 비를 타고’와 ‘김종욱 찾기’역시 기본 골격은 유지하면서도 시대 흐름에 맞춰 조금씩 변화를 주면서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대표적인 작품이다. 끊임없는 관객과의 소통과 변신을 거듭한 두 작품들은 작품 속 그때그때 유행하는 춤을 안무에 녹이기도 하고, 관객의 의견에 맞춰 역할도 바꾸고, 극을 재구성하는 모습을 보여줘 왔다.
아홉 살이 된 ‘오디션’ 역시 성장하는 뮤지컬의 대표주자이다. 관객과 적즉적인 커뮤지케이션을 선보여 왔던 ‘오디션’은 공연이 거듭될수록 수준급으로 성장하는 배우들의 연주 실력과 말장난 개그를 비롯해 소극장 공간에서 배우들이 관객과 대화를 주고받는 장면을 곳곳에 배치시키며 관객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대본이 업그레이드된 만큼 편곡 또한 진화돼 왔다.
변화와 더불어 장수 뮤지컬의 대표 키워드 중 하나는 어느 시대에나 통하는 ‘보편성’과 공감의 힘이다. ‘빨래’의 경우 초연된지 10주년이나 지났지만 대본의 변화가 거의 없다는 것이 특징이다. 연출에 흐름에 따라 소소한 다듬기는 있었지만,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대본의 변화는 거의 없었다. 그럼에도 ‘빨래’가 오랫동안 살아남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시대를 초월한 공감과 감동이 작품 속에 녹아 있기 때문이다.
‘빨래’의 추민주 연출은 롱런의 비결로 “꿈을 이루면서 살고 싶은데 그게 잘 안 되는, 하지만 그래도 용기를 내고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관객들로 하여금 감정이입을 이끌어 냈기 때문”이라며 “어느 날 갑자기 직장을 잃을 수 있는 불안한 노동시장 등의 문제는 오늘날도 여전히 통하는 부분이다. 앞으로도 대본을 수정할 예정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소개된 뮤지컬 외에도 다양한 작품들이 국내 뮤지컬계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3연을 넘어 어느덧 4연 째를 올리고 있는 ‘여신님이 보고 계셔’와 ‘사의 찬미’의 경우 탄탄한 스토리와 멜로디로 꾸준한 호평을 이어나가고 있다. ‘풍월주’나 ‘형제는 용감했다’ 역시 어느덧 세 번째 재공연의 무대를 올리는데 성공하며, 국내 창작 뮤지컬의 미래를 밝혔다.
창작 뮤지컬들이 꾸준히 무대에 오를 수 있는 가장 큰 요인은 바로 관객들의 의견을 수용해 진화되는 무대와 더불어 모든 것이 달라져도 변하지 않는 보편성에 있을 것이다.
‘명성황후’의 윤 연출가는 “20년 동안 ‘명성황후’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관객들의 열렬한 지지 덕분이다. ‘명성황후’의 가장 큰 장점은 보편성“이라고 말하며 장수하는 창작뮤지컬의 비결에 대해 말했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