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서울옥션 고서경매에서 보물 고서적 18점 가운데 최고가인 7억5000만원에 낙찰된 ‘정약용 필적 하피첩’의 새로운 주인은 국립민속박물관으로 밝혀졌다. 박물관 측은 보존처리를 마친 뒤 내년 2월쯤 특별전을 개최하면서 하피첩을 일반에 선보일 계획이다.
국립민속박물관은 13일 박물관 영상채널 스튜디오에서 하피첩을 언론에 공개하고 소장 과정과 보존처리 방향을 설명했다. 보물 제1683-2호로 지정된 하피첩은 다산 정약용(1762∼1836)이 1810년 귀양지인 전남 강진에서 부인이 보내준 치맛감에 아들을 위해 쓴 편지를 모은 것이다.
하피첩은 정약용의 후손들이 소유하고 있다가 한국전쟁 당시 잃어버려 행방이 묘연했으나 폐지를 줍는 할머니의 손수레에서 발견돼 2006년 TV 프로그램에 홀연히 등장했다. 이후 김민영 전 부산저축은행장의 손에 들어갔다가 지난 경매를 통해 국립민속박물관 소장품이 됐다.
다산은 하피첩에서 학연과 학유, 두 아들에게 선비가 가져야 할 마음가짐, 남에게 베푸는 삶의 가치, 삶을 넉넉하게 하고 가난을 구제하는 방법에 대해 서술했다.
박물관은 보물 제1683-1호로 다산이 강진 다산초당에서 주변에 있는 네 가지 경물에 대해 읊은 ‘정약용 행초 다산사경첩(茶山四景帖)’과 비교하면 하피첩의 특징이 두드러진다고 강조했다. 사경첩에 견줘 하피첩은 글씨를 정성껏 쓴 흔적이 역력하고 서첩을 만드는 데도 더 많은 공력이 들어갔다고 박물관은 평가했다.
하피첩은 각각 가로 14.4∼15.6㎝, 세로 24.2∼24.9㎝, 두께 2.0㎝이다. 치맛감과 종이를 절반씩 사용해 책을 만들었으며, 본래 네 첩이었으나 하
[배한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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