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연극 ‘야만인을 기다리며’가 오는 22일부터 11월8일까지 서강대 메리홀소극장에서 공연한다.
2015년 서울울문화재단 예술창작지원사업 작품으로 선정되어 국내 초연하는 이 연극은 2003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존 쿳시의 대표작으로 식민주의와 제국주의, 인종과 성, 휴머니즘과 폭력 등의 문제를 빼어나게 형상화한 작품으로 평가 받는다.
이 연극은 원작 소설의 ‘허구적 서사’를 배제하고 오직 주인공인 치안판사의 고백적 구토만을 그의 개인적 시간의 역사에 병치시켰다. 독백과 침묵과 소음을 전면에 내세우고 여기에 배우들의 몸과 병치시킴으로써 연극을, ‘연극 아닌 연극’으로, 연기는 ‘하지 않는’ 연기로, 그렇게 공연을 기획한 것이다.
‘어떤 대가를 치루더라도 평화로운 것이 좋다’라고 생각하는 익명의 변방을 통치하는 치안판사는 변방의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총 잡을 줄도 모르는 시골 징집병들을 성 안에 골고루 배치해 두었고 이들만으로도 변방은 평화롭고 한가롭기만 하다.
만델 대위의 고문 속에 치안판사가 스스로 던지는 질문들, ‘자유란 무엇인가? 정의란 무엇인가? 인간의 육체는 또 무엇인가? 정의란 것은 결국 육체적 고통의 한계 앞에 허물어지는, 하잘 것 없는 공론인가? 나는 누구인가, 누가 야만인인가? 내가 여태껏 누린 자유로움은 과연 진정한 의미의 자유였던가?’. 그의 구토와도 같은 고백적 질문들에 의해 평화, 자유, 육체(몸), 정의 등의 개념은 그 전통성의 뿌리부터 흔들리고 시련을 겪게 된다.
연출자 박재완 교수는 “치안판사의 고백적 기록의 형식을 차용한 이 연극은 위에 나열한 개념들에 시련의 올가미를 뒤집어씌우는 과정을 지나 최종적으로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우리가 사는 이 시대, 이 공간에서, 혹시 존재한다면, ‘누가’ 야만인일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객석에 투척하고 또 그런 여운을 남긴다”고 강조했다.
이 연극에는 오태영, 권경희, 최태용, 김낙균, 최유리 등 중견 배우를 포함하여 총 18명의 배우들이 출연하며, ‘야만인을 기다리며’ 한국어판을 번역한 왕은철 교수(전북대학교 영문학과)가 공연고문을 맡아 도움을 주었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