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서 ‘신들의 연기, 담배’ 표지 |
“우리가 내뿜는 연기가 다른 사람들의 입과 눈과 코로 들어가게 하고, 그들도 우리에게 똑같이 하도록 내버려두다니, 정말이지 충격적인 일이다.” (새뮤얼 존슨)
담배, 그거 참 끊기 어렵다. 얼마나 유해한진 모르는 사람 없다. 거개의 담뱃값마다 경고 글이 낙인처럼 박힌 세상이다. 텔레비전을 틀면 각종 질환으로 고통받는 흡연자가 수두룩하다. 그들의 말년이 얼마나 참담한진 잘 안다.
그런데 말이다. 올해 1월 정부가 담뱃값을 2000원 올리자 기이한 현상이 벌어졌다. 전국의 흡연자가 담배 사재기에 총출동했다. 거의 모든 편의점 담배가 일거에 동났다. 어찌 된 영문인가. 제 수명이 단축될 위험을 알면서도 왜 이들은 담배를 향한 외사랑을 멈추지 못하나. 담배, 너는 도대체 뭐길래 인류의 마음을 이토록 오랫동안 사로잡았나.
‘신들의 연기, 담배’는 학계 밖 저술로는 처음으로 전미도서관협회로부터 ‘최고의 책’으로 선정된 에릭 번스의 대표작이다. 증류수, 책, 언론의 허위 보도 등 다양한 주제로 미국 현대사의 이면에 묻혀 있는 이야기를 끄집어내고 숨겨진 진실을 파헤쳐온 그다. 이번에는 역사 속에서 담배가 거쳐온 파란만장한 여정을 추적했다.
담배를 신이 내려준 선물로 추앙하던 때가 있었다. 때는 바야흐로 1500년 전 마야문명. 당시의 담배가 제의와 질병 치료에 사용되던 신성한 물품이었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이뿐만이 아니다. 영국의 아메리카 식민지 건설을 성공시킨 주역으로도 활약했다. 17~18세기에는 미국 독립전쟁 발발의 불씨였고, 제1·2차 세계대전 땐 수많은 군인들 마음의 안식처였다. 1930년대 대공황 시기에는 모든 걸 잃고 거리로 나앉은 뭇 사람들을 위로했다. 1964년 미국 보건위생국 보고서를 통해 암 질환의 주범으로 공식 발표되기까지, 담배의 과거는 지금보단 분명히 찬란했다.
이 책에는 담배와 관련된 ‘거의 모든 것의 역
[김시균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