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훈 기자] “더빙 외화가 살아나고 없어지고가 중요한 게 아니에요. 이것은 시청자에 대한 당연한 서비스였어요. 지금 지상파 방송국들은 제작비 절감 차원에서 골든타임에 예능프로그램을 편성하고 있어요. 그래서 외화가 줄어들었고, 있더라도 심야시간대에 편성되죠.”
성우협회 사성호 부이사장은 점점 설자리를 잃어가는 더빙외화에 대해 무덤덤한 듯 이야기를 꺼냈다. 이런 변화가 트렌드라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또 그는 ‘국어정책’과 ‘공익성’을 강조했다. 스웨덴의 경우 외화를 100% 더빙 처리, 이 외에도 프랑스와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 주요국가들은 ‘자국의 언어를 보호한다’는 이유로 더빙을 한다. 그리고 극장 역시 더빙관과 원어관이 나눠져 있다.
일본 NHK(일본방송협회)의 경우 한류 열풍에도 모든 한국 콘텐츠를 더빙처리한 채 방송한다. ‘대국민 서비스를 하기 위함’이라고 말하지만 여기에는 ‘한국의 언어를 일본에서 내보내지 않겠다’는 생각이 깔려있다.
“케이블방송은 해외에서 제작한 수익콘텐츠를 많이 들여와요. 이것들은 무차별하게 그들 나라의 언어로 방송돼요. 한글 자막을 입힌 채로요. 시청자에 대한 공익성을 가지고 있는 방송국이 제 기능을 하지 않는 셈이죠.”
그의 말대로 ‘크리미널 마인드’ ‘멘탈리스트’ ‘고스트 위스퍼러’ 등 케이블을 통해 방송되는 외화는 채널을 돌리다보면 쉽게 만나볼 수 있다. ‘CSI’의 경우에는 MBC에서는 더빙 판으로, 케이블 방송의 경우 자막 처리된 채 방송된다. 같은 작품이라도 케이블방송과 지상파방송이 다른 형태로 시청자들에게 선보이는 셈이다.
이에 케이블방송 관계자는 “케이블 영화채널은 플랫폼 초기부터 자막 방영 위주로 편성 됐다. 영화 전문채널이기 때문에 영화 고관여층을 타겟으로 한다. 이 타겟층은 영화를 볼 때 배우의 음성과 음향, 음악까지 원음 그대로 시청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다. 자막 방송은 이를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자막방송이 시대의 트렌드라면 시청자도 성우들도 이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그리고 원작 그대로의 재미를 원하는 시청자와 이를 편하게 즐기기 힘든 시청자 모두를 충족시키긴 어렵다. 더빙외화가 사라지는 현상은 다양한 시선으로 보면 수긍과 안타까움을 동시에 자아낸다.
유지훈 기자 ji-hoon@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