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뚱뚱해야 오래산다’ ‘고령일수록 적당히 비만해야…’
<편집자 주>=유례없는 저출산과 고령화 사회 진입으로 ‘국민 건강’은 이 시대 최고의 국가 경쟁력이자 가장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미래 성장 동력이 됐다. 최근 치료에 집중됐던 보건의료산업도 점차 예방과 진단 중심의 의료 서비스로 변화하고 있다. 본 기사는 다양한 분야의 명의들과 함께 매경미디어그룹이 주최하는 ‘암엑스포&건강페스티발’의 일환으로 기획됐다. 백세시대를 맞아 어떻게 하면 건강하게 살 수 있을까를 ‘지식과 정보의 공유’, 또 ‘건강 나눔 문화 확산’을 통해 함께 고민해보고자 한다.
최근 비만의 역설과 관련된 정보는 비만을 만병의 근원으로만 알고 있던 우리에게 다소 충격적인 이야기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예비분석연구 결과이자 하나의 가설을 제시한 것일 뿐이다. 비만은 당뇨병이나 고지혈증, 암, 심혈관계 질환 등 많은 질병을 유발한다.
◆ 치료 어려운 고도비만 환자 급증…건보적용 요원
대한비만학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남성 10명 중 6명 이상이 과체중이거나 비만이다. 이 중 5%(약 188만6000명)의 비율을 차지한 고도비만 환자는 최근 10년간 2배 가까이 늘었다. 초고도비만 환자는 3배가 넘는 상승곡선을 그렸다.
고도비만은 지방세포가 자체적으로 심각한 변성을 일으켜 정상적으로 복귀하기 어려운 상태를 말한다. 즉 신체가 비만에 적응하지 못하고 한계점에 이르러, 비만에 의한 다양한 질환들이 발생할 수 있는 상태이거나 이미 비만관련 질환이 생긴 것을 뜻한다.
실제 복부비만이 심각한 고도비만은 고혈압, 당뇨병, 협심증, 심근경색 등 합병증을 일으키기 쉽다. 심하면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다.
하지만 고도비만은 치료가 쉽지 않다. 꾸준한 운동과 식이요법 등을 병행하는 것 자체가 어렵고, 체중 감량에 성공한다 해도 지속적인 관리가 이뤄지지 않으면 실패하고 만다.
이 때문에 외국에선 고도비만인 환자들에게는 위밴드수술, 위우회술, 위절제 등 고도비만 수술을 적극 권장한다. 이들 수술은 고도비만 환자들의 체중을 이상적으로 되돌리는 게 아니라 대사적으로 건강한 체중을 만드는 게 목표다.
국내 의료계도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대한비만대사외과학회는 고도비만수술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꾸기 위한 간담회 등을 개최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고도비만수술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화를 추진하고 있다.
◆ 신장 도움주는 수술 ‘눈길’…부작용 막는 사후관리 중요해
세계당뇨학회와 미국당뇨학회·내분비학회·심장학회, 대한당뇨학회·비만학회는 체질량지수(BMI) 40 이상이거나 35 이상이면서 동반질환이 있다면 수술이 효과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고혈압·당뇨, 수면무호흡증, 퇴행성 관절질환을 비롯한 다양한 질환이 고도비만과 함께 찾아오기 때문이다.
고도비만 수술은 체질량지수가 37kg/㎡이상이거나 체질량지수가 32-37kg/㎡ 사이면서 당뇨, 수면무호흡증, 비만관련 심장질환 혹은 심한 관절질환이 있는 환자에게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식이요법과 약물요법 등 비수술적 치료에 실패한 환자도 고도비만 수술의 대상이 된다.
최근에는 고도비만 수술이 비만으로 약해진 신장 기능을 회복시키는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실제 고도비만 수술을 받은 환자의 1년 후 신장 기능은 수술 전보다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순천향대서울병원 고도비만수술센터 외과 김용진 교수팀은 위 축소 수술을 받은 136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수술 1년 후의 신장기능 척도를 측정한 결과, 고도비만 수술로 체중을 줄인 환자들은 당뇨 개선은 물론 신장 기능까지 회복되는 효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김용진 교수는 “일반적인 체중 감량 방법으로 치료가 어려운 고도비만 환자는 비만 수술이 효과를 볼 수 있다”면서 “고도비만수술을 포함한 모든 외과적 수술은 합병증 등의 위험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지만 복강경 수술이 보편화되면서 고도비만수술의 사망률은 0.08%로 매우 낮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9년 문을 연 순천향대학교서울병원 고도비만수술센터는 6년 동안 약 1000여명의 고도비만환자 수술을 집도했으며, 고도비만수술과 관련한 30여 편의 SCI급 논문을 게재하는 등 비만 수술 분야의 최고 센터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특히 다년간 쌓은 수술 노하우를 바탕으로 환자 개개인의 특성에 맞는 맞춤형 수술을 제공하는 고도비만수술센터는 수술 전·후의 환자관리에 있어서도 체계적인 시스템이 돋보인다.
고도비만 수술센터장을 맡고 있는 김용진 교수는 환자들과 24시간 소통하기 위해 본인 휴대폰 번호를 알려준다. 고도비만수술은 수술 후 합병증이나 부작용의 가능성이 있어 정기적인 검사 등 사후관리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곳에서는 수술전담 간호사와 영양사가 팀을 꾸려 환자를 케어하고 필요 시 산부인과·정신과·호흡기내과 등과 협진해 토탈 케어를 시행한다.
김용진 교수는 “고도비만은 다른 성인병과 마찬가지로 재발이 잦고 비가역적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비만이 개인만의 문제가 아님을 인식하고, 사람들이 왜 살을 빼고 유지하는 게 어려운지 이해해야 치료가 시작된다”고 말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제6회 암엑스포&건강페스티발’ 순천향대병원서울병원 부스 및 건강강좌에서 만나볼 수 있다. 순천향대서울병원 부스에서는 김용진 고도비만수술센터장과 1:1 상담이 가능하고 소민주 수술전담 간호사와 수술에 대한 구체적인 컨설팅을 받을 수 있다. 또 동맥경화측정 장비를 비치해 방문객들에게 무료 검사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외에도 고도비만수술센터 소개서와 소식지를 배부해 궁금한 점들을 해소해 줄 예정이다.
올해로 제6회째를 맞이하는 ‘제6회 암엑스포&건강페스티발’은 12월 8일부터 10일까지 서울 양재 aT센터에
[ 매경헬스&올헬스 김대중 기자 slowpen@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