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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제작일지] 연극 ‘인디아 블로그’ 박선희 연출…다시 펼쳐보는 추억의 여행

기사입력 2016-01-19 14:27 l 최종수정 2016-01-19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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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만나는 무대 위 수많은 작품들은 그냥 탄생하지 않습니다. 몇 달에 거쳐 합을 맞춘 배우들과, 그들을 더욱 빛나게 해줄 의상과 조명, 완벽하게 세팅된 무대 미술과 이를 총괄하는 연출가, 그리고 극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줄 아름다운 음악까지. 하나의 작품을 탄생시키기 위해 남들이 신경 쓰지 않는 무대 뒤, 움직이는 사람들의 ‘백조의 발버둥’을 살짝 엿보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MBN스타 금빛나 기자] 연극 ‘인디아 블로그’가 대학로에 돌아왔다. 2014년 1월 막을 내린 이후 2년 만에 귀환이다. 과거에도 매 회차마다 대사가 바뀌기로 유명했던 ‘인디아 블로그’였던 만큼, 예전 그 모습 그대로를 완벽하게 찾아볼 수는 없지만, 입구에서부터 시작되는 강한 ‘인도’의 향기만큼은 여전했다.

2016년 새롭게 무대 위로 올라온 ‘인디아 블로그’는 골라보는 재미가 있다. 2011년에는 ‘인디아 블로그 시즌1’ 2012년, 2013년에는 ‘인디아 블로그 시즌2’의 이야기만 들려주었다면, 2016년 ‘인디아 블로그’는 시즌1과 시즌2가 손잡고 대학로 나들이에 나선 것이다. 하나의 ‘인디아 블로그’가 되면서 카피문구 또한 ‘인도, 청춘을 말하고 사랑을 노래하다’로 정해졌으며, 함께 한다는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 시즌1과 시즌2이라는 명칭도 에피소드1과 에피소드2로 바꾸었다.


공연장소가 달라진 만큼 내용 역시 소소하게 달라졌지만, 무대에서 이야기를 들려주는 배우들과 이를 전두지휘 하는 박선희 연출은 그대로 남았다. 사랑하는 그녀와의 기억을 따라 다시 인도를 찾은 찬영과 떠나버린 그녀의 발자취를 따라 처음 인도에 온 혁진의 인도여행기는 원년멤버 박동욱과 전석호가 연기하며, 아버지에게 등 떠밀려 인도로 온 여행 무관심자 승범이이 음악에 심취한 여행 애호가 다흰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에피소드2는 임승범과 김다흰이 맡게 됐다.

‘인디아 블로그’는 매우 독특한 작품이다. 배우와 연출은 있지만 대본을 쓰는 작가가 없다. 공연에 앞서 인도 여행을 다녀온 배우들이 곧 작가이며, 박선희 연출은 배우들 마음속에 있는 이야기를 이끌어주는 항해사 역할을 한다. 전문 작가가 쓴 대본이 아니다보니 때로는 각 내용과의 이음이 정교하지 못할 때가 있고 순간과 상황에 따라 공연의 대사들이 바뀌기도 한다. 전문적인 공연과 비교하면 그 형식과 틀이 몹시도 자유롭지만, 도리어 그 자유로움이 정말로 친구가 들려주는 여행이야기로 다가온다.

‘인디아 블로그’의 초연부터 지금까지, ‘인디아 블로그’의 중심을 잡고 있는 박선희 연출을 만나 작품에 대한 심도 깊은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 에피소드1과 에피소드2의 만남…시너지를 만들다.

에피소드1이 떠나한 후 다시 찾아오는 사랑에 대해 이야기 한다면, 에피소드2는 사랑보다는 꿈과 현실, 그리고 걸어가야 할 길에 대해 고민하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중심적으로 다룬다. 에피소드2는 음악극으로 이뤄진 만큼, 에피소드1과는 내용도 형식도 크게 다르다. 각각의 성격이 다른 에피소드1과 에피소드 2이지만 인도 여행을 통해 각자가 가진 사랑과 그리움, 이상과 현실에 대한 고민을 주고받으며 서로를 위로하고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는 기본 뼈대만큼은 동일하다.

박선희 연출이 작품에 대해 “체험에서 우러나오는 연극”이라고 정의한 것처럼, ‘인디아 블로그’는 배우들이 직접 인도에 가서 느꼈던 감정들을 극에 풀어낸 작품이다. 배우들의 체험이 녹아든 연극은 극의 풍부한 감성과 깊이를 더하며, 관객으로 하여금 마치 인도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선사, 여행에 대한 추억과 로망을 동시에 불러일으킨다.

“처음에는 작가도 없는데 여행연극이 가능할까 싶었다. 어떻게 만들까 고민하다가 우리가 관객들에게 뭘 알려주기 보다는 우리끼리 즐기기로 하고 만든 것이 처음의 ‘인디아 블로그’라면 지금 올리는 ‘인디아 블로그’는 추억이다. 과거에 느꼈던 그 마음을 한 번 더 끄집어내는 것이다.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흘렀다. 에피소드1팀은 인도를 갔다 온지 5년이 지났고, 에피소드2팀은 4년이 됐다. 그래도 그때의 추억이 남아있다면 다시 해보자하고 뭉쳤다. 사실 공백을 가지면서 다시 못 만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하고 싶다고 다 돌아오더라. 모두가 하고 싶어 하기에 ‘그럼 둘 다 하자!’했다. (웃음)”


“이번에는 대본이 있다는 말로 배우들을 꼬셨다”고 장난스럽게 말한 박선희 연출은 서로 다른 성격의 에피소드1과 에피소드2가 만나 최고의 시너지 효과를 완성시켰다며 흡족해 했다. 다른 만큼 서로 부딪치고, 부족한 점들을 채워주면서 극의 모양을 다듬어 나갔다는 것이다.

“함께 연습하면서 시너지를 만들고 싶었다. 에피소드1과 에피소드2는 성격이 다르다. 에피소드1이 아무것도 없이 말 그대로 우리끼리 여행한 이야기라면 에피소드2는 스토리를 만들고 살을 붙여 만든 작품인 만큼 에피소드1보다는 정리가 잘 돼있다. 같은 연습실에서 연기하고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작품의 완성도가 점점 다듬어 지는 것 같다.”

만들어진지 5년이 지난 에피소드1 팀은 이번 작품을 준비하면서 다시 한 번 인도로 떠났다. 사비로라도 가겠다고 할 정도로 작품과, 인도 여행이 주었던 에너지와 감성들이 필요로 했던 것이다. 다만 이번 인도여행에 박선희 연출은 참가하지 않았다. 그때와 같은 인도여행을 다시 하고 싶지 않았었느냐는 질문에 박선희 연출은 고개를 흔들며 “그때는 젊었고 뭘 몰랐다. 하지만 이제는 굳이 40시간 기차를 타지 않아도 원하는 목적지에 갈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다, 엇보다 체력적으로도 많이 힘들다”도 답했다.

◇ “2016 ‘인디아 블로그’는 함께 떠나는 추억여행”

인디아
↑ 인디아

박선희 연출은 현재 ‘인디아 블로그’에 출연 중인 박동욱, 전석호, 김다흰, 임승범에 대해 “자신과 가장 호흡이 잘 맞는 배우들만 남았으며 최고의 팀워크를 이루게 됐다”고 자랑했다. 자신이 아무리 투박하게 말을 해도 이해하고, 그 누구보다 자신의 생각을 빨리 파악하는 배우들이라는 것이다.

실제 새벽 3시까지 불이 꺼지지 않는 ‘인디아 블로그’의 연습실에는 배우들 간, 기분 좋은 웃음소리가 멈추지 않았다. “일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팀워크로 똘똘 뭉쳤다”는 박선희 연출의 자랑은 괜한 것이 아니었다.

“이번 ‘인디아 블로그’는 ‘과거로 간 시간여행’의 과정을 그리고 싶었다. 연습이 늘 새벽 3시에 끝나는 데 이유가 있다. 이 연극은 예나 지금이나 오롯이 배우들이 만들어 나가야 하는 작품이다. 하나의 이야기(Story)를 만들기 위해 우리는 12시간을 넘게 이야기(Talk) 한다. 그리고 그 대화 속에 하나를 꼽는 거다. 배우들은 ‘내가 찾았던 인도’가 뭔지 알아야지만 극에 더욱 몰수 할 수 있다. 이전의 ‘인디아 블로그’와 지금의 ‘인디아 블로그’의 가장 큰 차이를 꼽아보라면 전보다 조금 더 성숙해졌다는 것이다.”

여행을 떠난 장소가 여전히 ‘인도’인 만큼 극의 스타일은 크게 바뀐 것은 없다. 다만 “시간이 흐른 만큼 배우들도 성장하고, 이에 따라 마음 속 이야기도 변했다”는 박선희 연출가에 말처럼 배우들의 변화에 따라 스토리가 조금씩 달라졌다. 달라진 내용 중에서도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에피소드1에서 찬영의 여자친구였던 희빈이 더 이상 죽지 않게 됐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슬픈 사랑을 위해 마지막에 연인이 죽는 것으로 끝을 맺었지만, 이제는 죽이지 않는다.(웃음) 사랑을 잊는다는 것이 가장 슬프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박선희 연출은 극을 더욱 즐기기 위해서는 관객들의 참여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디아 블로그’에서 의도적으로 만든 빈 공간으로 인해 관객들은 인도 현지인이 되고, 때로는 찬영이 쫓는 여자친구가 되기도 한다.

“우리 연극은 많이 비어있다. 그리고 그 자리는 관객이 메워줘야 한다. 인도를 갔다 온 사람 뿐 아니라 여행을 좋아하고 동경하는 사람이라면 ‘여행의 추억’을 떠올릴 수 있게끔 노력했다. 자신의 여행과 우리의 여행이 섞이면 더욱 풍성한 극이 되지 않을까 싶다.”

박선희 연출은 2016년 ‘인디아 블로그’를 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 것으로 ‘연기’를 꼽았다. 한층 깔끔하게 정리된 연극으로 관객에게 다가가겠다는 박선희 연출의 바람과 의지가 담긴 발언이었다.

“우리의 중점은 ‘연기’다. 단어가 명확하게 들리고, 최대한 대사를 깔끔하게 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그리고 더 바라는 것이 있다면, 지금 이 배우와 함께 1년에 한 두 개 이상은 대본극으로 올리고 싶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디자인=이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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