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세돌/ 사진=연합뉴스 |
인공지능(AI) 알파고(AlphaGo)는 최첨단 알고리즘으로 무장해 이길 수밖에 없는 바둑을 둡니다.
세계 최정상 바둑 기사인 이세돌 9단을 상대로도 알파고는 완벽한 바둑을 뒀습니다.
지난 10일 알파고에 2연패를 당한 뒤 이세돌 9단은 "오늘은 알파고가 완벽한 대국을 펼쳤다"고 자신의 완패를 깨끗이 인정했습니다. 알파고를 '고수'로 인정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알파고가 이세돌 9단과 5번기를 벌여 한 판도 이기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은 정반대로 뒤집혔습니다.
알파고의 실력 수준이 드러나면서 정보기술(IT) 업계는 물론 바둑계도 이세돌 9단이 12일부터 열리는 남은 세 판의 대국에서도 알파고를 넘어서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이번 대국은 알파고가 던진 도전장을 이세돌 9단이 수락하면서 성사됐습니다. 그러나 어느새 이세돌 9단이 알파고를 앞에 두고 자신의 한계를 시험해봐야 하는 상황으로 바뀌었습니다.
AI바둑 대표인 프로기사 김찬우 6단은 "알파고는 완벽에 가까운 존재"라며 "이세돌 9단이 한 판이라도 이길 확률은 아주 낮다"고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세돌 9단이 한 판을 이기면 인간 승리"라며 "이세돌 9단이 인간의 한계를 어떻게 극복해 얼마나 완벽한 모습을 보이는지 지켜볼 일"이라고 밝혔습니다.
프로기사 조혜연 9단도 "1·2국을 지켜보니 알파고가 너무 잘 둔다. 지금으로써는 한 판을 이기는 것이 이세돌 9단의 목적이 된 듯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0대 5 패배는 너무 비참하다. 1승 4패가 될 확률이 제일 높지 않을까"라며 "인간이 역습하기를 바란다. 이제 남은 제3∼5국 중에서 3국을 이겼으면 좋겠다"고 기대했습니다.
조 9단은 이세돌 9단이 초반에 강하게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공지능은 경우의 수가 줄어들수록 완벽해진다"며 "초반에 알파고를 적극적으로 흔들어야 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제2국에서는 이세돌 9단이 장기전으로 이끌고 가려고 초반을 무난하게 갔는데, 알파고가 끝내기에서 이기더라"라며 "오히려 초반을 마지막처럼 둬야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세돌 9단도 자신의 승산이 크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는 지난 10일 제2국 종료 후 미디어 브리핑에서 제3국에서 알파고에 승리하는 것에 대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친한 프로 바둑 기사들에게 "최선을 다하겠다. 나의 바둑을 두겠다"는 각오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6단은 "승부 관점에서만 보고 이세돌 9단을 걱정하는 시선이 많다"며 "하지만 이세돌 9단은 지금 행복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그는 "고수는 더 강해지고 싶고 잘하고 싶은 욕망이 있다. 자신을 더 높은 곳으로 오르게 해주는 센 존재를 만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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