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작품을) 볼 수 없나요?”
도록이 나오자마자 여기저기서 문의 전화가 빗발친다. 전시 개막도 하기 전에 몇몇 작가 작품들은 이미 선판매됐다. 서울 인사동 노화랑에서 매년 열리는 ‘작은 그림 큰 마음전’ 이야기다. 6일 개막하는 이 전시는 인사동 대표 화랑인 노화랑의 간판 전시다. 매년 4월에 열리기 때문에 미술 애호가들도 손꼽아 개막일을 기다린다. 작품값은 점당 200만원으로 정찰제를 고수하고 있다. 불황에도 ‘솔드아웃(soldout·완판)’ 신화를 이어가는 이례적인 전시다. 1991년 시작했으니까 20년을 넘는 이력을 가지고 있으며 올해로 열세 번째다.
참여 작가는 김덕기 김상원 김태호 박성민 서승원 윤병락 이석주 전광영 전병현 한만영이다.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인기 작가다. 작가당 신작 10점씩 출품해 총 100점이 갤러리에 걸린다.
박성민 윤병락 이석주는 극사실주의 화법으로 국내외에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다. ‘사과 작가’ 윤병락(48)은 작업실에 작품이 남아 있지 않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한국인에게 친숙한 과일이자 서구에서도 다양한 상징을 가지고 있는 사과를 밀도감 있게 사실적으로 그린다. 박성민은 ‘얼음작가’로 유명하며 이석주는 책을 주제로 한 서정적인 필치가 압권이다. ‘단색화 1.5세대’로 분류되는 김태호 역시 최근 단색화 열풍의 후광을 얻고 작품 값이 크게 올랐다. 캔버스에 격자로 선을 긋고 선을 따라 아크릴 물감을 얹은 다음 마르면 또 얹는 행위를 반복해서 생긴 무수한 사각의 방들은 흡사 벌집 모양을 닮았다. 이 작은 개체는 개개인의 소우주를 상징하며, 층층이 쌓아 올린 물감들이 비집고 나와 시각적이면서도 음악적인 율동감을 보여준다.
한지 작업을 하는 전광영은 세계적으로도 크게 주목을 받고 있으며 전통적인 미감에 현대적인 팝아트를 결합한 한만영도 인기다. 그림자 없이 행복한 가족의 일상을 그리는 김덕기는 각박한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치유와 위안을 건넨다. 이번에 새롭게 기획전에 참여한 ‘소나무 작가’ 김상원은 우리에게 친숙한 소나무와 해바라기 그림으로 관람객을 맞이한다.
이들이 출품하는 그림은 4호 안팎으로 작지만 정교한 터치와 구성으로 큰그림 못지 않은 울림과 감동을 준다. 전시 제목이 ‘작은 그림·큰 마음’전인 이유다. 8~10호 크기로 다른 작품보다 큰 전광영 작품만 400만원으로 책정됐다.
매년 이 전시만 기다리는 미술 애호가들도 늘고 있다. 특히 초보 컬렉터들이 안심하고 지갑을 열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작은 그
[이향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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