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먹는 것, 디지털 기기 스트레스가 만연한 사회에 살다 보면 그것을 풀기 위해 저마다 집착하게 되는 무언가가 하나씩은 있다. 오는 18일에 방송될 <황금알> 207회에서는 생활 속 ‘중독’에 대해 알아보고 그 중독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전한다.
▶매운맛에 중독된 사람은 상남자다?
“프랑스 그르노블대학 연구팀은 18~44세 남성 114명을 음식 맛 테스트에 참여시켰다. 연구팀은 실험대상자들에게 으깬 감자에 소금과 타바스코 핫소스를 뿌려 제공했다. 그리고 매운 정도를 다르게 하고 호르몬 수치의 변화를 측정해 기록했다. 그 결과 매운 소스를 더 많이 뿌린 요리를 먹은 사람일수록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은 공격적이고 성적욕구가 활발하며 도전적인 성향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과거에도 쥐를 이용한 실험에서 매운 고추를 먹은 쥐의 테스토스테론 호르몬 수치가 먹지 않은 쥐에 비해 확연히 증가한다는 사실을 밝혀낸 바 있다. 연구팀 관계자는 “테스토스테론 분비와 매운 음식간의 연관관계는 ‘정적 상관관계’에 있다는 것이 입증됐다”며 “이는 호르몬 분비와 음식 섭취간의 연관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가정의학과 전문의 박용우)
▶매운맛은 휘파람을 잘 불게 한다?
“한의학에서 봤을 때 매운맛은 폐로 들어간다고 한다. 매운 음식을 먹으면 기분이 좋아질 뿐만 아니라 휘파람을 더 잘 불 수 있다. 그 이유는 앞에서 언급한 매운 음식 속에 들어있는 캡사이신 성분이 몸의 기초대사량을 높여주고 근육의 수축을 도와주는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매운 음식은 구강 내 혀에 자극을 주게 되면서 쉽게 입술이 모아지는 작용을 해 휘파람 소리가 잘 나도록 한다.” (한의사 배한호)
▶매운 음식을 먹으면 스트레스가 줄어들까?
“연구 결과 매운 음식을 먹으면 스트레스를 더 받는다고 한다. 일반인 40명을 대상으로 매운 음식을 선호하는 그룹과 덜 선호하는 그룹으로 나뉘어 스트레스를 준 뒤 타액에서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 수치를 비교했다. 이를 위해 1분간 실험자의 왼손을 차가운 물에 담그고 오른손은 수학적 계산을 풀도록 반복적으로 시행해 20분, 80분 뒤 결과를 기록했다. 실험 결과 매운 음식을 선호하는 그룹의 코티솔 수치가 높게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매운 음식을 선호하는 그룹이 상대적으로 스트레스를 더 받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스트레스 조절 장애로 인해 작은 반응에도 과도한 스트레스 반응을 보였다고 볼 수 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양재진)
▶매운맛 중독은 단맛 중독?
“매운맛 중독은 단맛 중독이다. 스트레스 받을 때 고추장에 비벼 먹는 비빔밥이나 떡볶이 등 매운 음식이 당기는데 이는 고추장에 들어간 당류 때문이다. 한국소비자원이 대형 마트에서 팔리는 18개 가정용 고추장을 분석한 결과 전체 제품에서 당류가 차지하는 비중이 평균 27%에 달했고 물엿, 조청, 정백당 등이 전체 제품 함량의 24~28%에 달했다. 고추장 매운맛의 1/3은 단맛이다.”
(가정의학과 전문의 박용우)
<깜짝 퀴즈> | 바나나, 콜라, 마늘, 양파 중 당도가 가장 높은 것은 무엇일까?
정답은 마늘, 바나나, 콜라, 양파 순이다. 당도를 측정할 때는 ‘브릭스’라는 단위를 쓴다. 마늘은 30브릭스, 바나나는 23.5브릭스, 콜라 10.6브릭스, 양파는 8.2브릭스로 마늘의 당도 수치는 콜라의 약 세 배다. 하지만 매운 마늘을 콜라나 바나나보다 달게 느끼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마늘에는 산과 염도 포함돼 있어 매운맛이 강한 만큼 단맛이 약하다. 과일은 산과 염이 훨씬 덜해 단맛이 상대적으로 강하게 느껴진다. 그렇다면 마늘을 먹으면 당뇨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은 걸까? 그건 아니다. 마늘의 브릭스가 높다고 해도 100g당 포함된 양이기 때문에 마늘을 그렇게 많이 먹을 수 없다. 당도가 높은 음식을 과량 섭취하게 되면 혈당이 올라가 인슐린 항성이 심해져 비만과 당뇨 위험성이 높아진다. 무엇보다 브릭스가 높은 음식을 지속적으로 많이 섭취하다 보면 미각 중독에 빠지게 된다. (대한비만체형학회 이사 박민수)
단맛 중독에 대한 진실 혹은 거짓!
① 여자들의 초콜릿 중독은 설탕 때문인가?
초콜릿 중독은 설탕 때문이 아니라 뇌 반응 때문이다. ‘단서 자극’이라는 게 있다. 가령 퇴근길에 늘 편의점에 들러 아이스크림을 먹었다면 편의점을 보는 순간 아이스크림이 떠올라서 뇌가 벌써 반응을 하는 것을 말한다. 실제로 초콜릿을 먹지 않아도 뷔페나 티라미수를 보면 옛 기억으로 바로 반응한다. 그래서 배가 불러도 먹게 되는 것이다. (가정의학과 전문의 박용우)
② 시험보기 전이나 중요한 일을 앞두고 긴장되면 초콜릿을 챙겨먹게 된다. 도움이 되나?
시험 보기 전이나 면접 보기 전 초콜릿을 먹는 것은 잘못된 상식이다. 우유나 초콜릿 같은 유제품이 발음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20대 남녀 각 10명에게 우유와 초콜릿을 섭취하게 한 뒤 성대의 진동을 분석해보니 성대의 진동변화율을 보이는 지터 수치가 평소보다 높게 나타났다. 우유를 마신 남녀 각각 9명의 지터 수치가 상승했고 초콜릿을 먹은 남성 8명과 여성 7명의 지터 수치가 올라갔다. 지터 수치는 안정적이고 또렷하게 발음할수록 낮아진다. 이 실험에서 지터 수치가 높아진 것은 그만큼 불안정하고 부정확한 목소리를 내고 있음을 의미한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양재진)
③ 짠맛과 단맛 중독 중 더 위험한 것은?
짠맛이 더 위험하다. 우리나라 사람이 가장 많이 사망하는 1, 2, 3위는 암과 뇌혈관 질환, 심혈관 질환이다. 소금은 설탕보다 이들 질병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설탕은 소금처럼 특정 암과 직접적인 관계는 아직까지 밝혀진 바 없다. 고열량 식사에 따른 비만이 유방암과 대장암의 주요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데 설탕을 포함한 당류가 비만의 주범으로 지목돼왔다. 설탕은 소금과 달리 간접적인 발암원인으로 분류된다. (가정의학과 전문의 박용우)
Check List | 음식 중독 체크리스트
1. 스트레스를 받으면 초콜릿, 과자, 육류 등의 음식을 먹는다.
2. 특정 음식을 한번 먹으면 남기지 않고 먹는다.
3. 특정 음식을 너무 많이 먹는 것에 자책감을 느낀다.
4. 항상 다이어트를 하지만 금방 다시 살이 찐다.
5. 하루라도 과자, 빵, 커피, 라면 중 하나를 안 먹으면 집중이 안 된다.
음식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해 ‘미각 다이어트’를 하라.
대한비만체형학회 이사 박민수가 말하는 ‘거꾸로 식사법’은?
보통 속을 편안하게 하기 위해 국물을 한 숟가락 떠먹고 밥 한술 뜨고 반찬을 먹고 채소를 먹는다. 그 순서를 거꾸로 바꾸면 된다. 먼저 애피타이저인 과일을 먹어 입맛을 깨우고 그 다음에 식사를 한다. 채소 반찬을 먹은 후 채소를 제외한 반찬을 먹고 밥을 먹는다. 먹을 때는 젓가락으로 식사를 하고 입안에서 음식이 즙 상태가 될 때까지 씹는다. 그리고 30초 쉰 다음 다시 채소, 국물의 건더기, 밥 순서로 식사한다. 적어도 20분 이상 천천히 식사를 해야 우리 뇌 속의 포만 호르몬인 ‘렙틴호르몬’이 분비돼 난폭한 미각을 달래준다.
▶가정의학과 전문의 박용우가 전하는 음식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법은?
①가짜 배고픔에 속지 말라.
가짜 허기를 진짜 허기로 착각하는 것이 음식중독의 흔한 원인이다. 원시인들은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날 때 먹었지만 먹거리가 풍족해진 요즘은 배고플 틈이 없다.
②포만감보다 만족감을 찾아라.
현대사회는 좋아하는 음식을 언제든 먹을 수 있으니 기분 좋을 만큼만 먹으면 좋다.
▶한의사 배한호가 전하는 음식 중독에서 벗어나는 세 가지 방법은?
① 카페라떼보다는 살코기를 먹어라.
당성분이 점점 더 단 것을 찾게 하고 배부름을 못 느끼게 해 단백질을 먹으면 포만감이 찾아오고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된다.
② 단 음식이 생각날 땐 양치를 하거나 산책을 해라.
이는 생각을 환기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단 것을 먹고 싶다는 생각이 줄어들게 한다.
③ 나 스스로에게 조건을 걸어라.
안 먹겠다고 생각하면 더 먹고 싶은 마음이 들기 때문에 ‘내일 아침에 먹어야지’ ‘저 드라마 한 편 보고 먹어야지’ 하면서 조건을 거는 게 좋다. 음식 섭취를 잠깐만 미뤄도 혈당이 정상화되며 단 것을 먹고 싶다는 생각을 잊게 된다.
▶디지털 기기에 중독되면 치매가 빨리 온다?
“노트북, 태블릿PC, 휴대전화 등 디지털 기기는 우리 일상에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 현대인들의 디지털 기기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디지털 치매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디지털치매증후군은 단순히 기억력이 약화되는 것이기 때문에 뇌 손상이 원인인 일반 치매와는 많이 다르다. 따라서 병으로 인정되지 않고 증상으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기억력 감퇴가 심해지면 치매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특히 치매는 기억력 감퇴, 언어 능력, 이해력, 판단력, 사고력 같은 인지 기능에 다발성 장애가 생겨 정상적인 생활을 유지하기 어렵게 만든다. 증상 완화나 치료를 위해 조기에 병원을 찾아 전문가의 진단을 정확하게 받아볼 필요가 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양재진)
Check List | 디지털 치매 체크리스트
1. 노래방 기기 없이는 노래 가사를 못 외운다.
2. 인터넷 접속 시 ID, 비밀번호가 생각나지 않는다.
3. 생일, 기념일을 곧잘 잊어버린다.
4. 단순 암기도 계산기가 필요하다.
5. 전날 먹은 식사 메뉴가 생각나지 않는다.
※ 이 중 1개 이상이면 디지털 치매 증상을 의심해봐야 한다.
한의사 배한호가 알려주는 뇌 건강을 좋게 해주는 운동법은?
‘도리도리 뇌 운동법’ 공개!
어깨와 목에 힘을 빼고 ‘도리도리’하듯 고개를 좌우로 흔든다. 처음 시작할 때는 한 번 움직일 때마다 3초 정도 걸릴 만큼 천천히 한다. 이 동작을 반복하다 보면 몸이 리듬을 타고 머리의 진동이 느껴질 것이다. 이 때 고개를 좌우, 상하 무한대로 자유롭게 움직이며 뇌의 진동이 온몸으로 퍼지는 것을 느끼면 된다.
▶일중독 남편은 은퇴하는 순간 버림받는다?
“일중독은 알코올 중독만큼이나 해롭다. 더 나은 인생을 살기 위해 일하는 것이지 일하기 위해 인생을 사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일 중독자들 중에는 편안한 노후를 꿈꾸며 뼈 빠지게 일했지만 은퇴하자마자 죽거나 건강을 잃는 불행한 경우가 많다. 본인만 불행한 것이 아니라 대개의 경우 결혼생활이 평탄하지 못하다. 남편이 이런 일 중독자라면 아내 입장에서는 억장이 무너지고, 아이들은 아빠의 얼굴을 볼 시간이 거의 없다시피 한다. 그렇다고 회사에 매달려있던 남편이 성과를 내서 승진해 더 많은 월급을 올려 받는다는 보장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