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들어온 책 ‘1800권’
중고서점 알라딘은 매장 밖 화면을 통해 매일 몇 권의 책이 들어오는지 실시간으로 공개한다.
올해 들어 3개의 지점을 추가로 늘린 알라딘은 매일 중고서적을 팔고 사는 이들로 매장 안이 북적인다.
지난 24일 오프라인 중고서점인 알라딘은 하루 동안 총 81만4306권의 책을 매입했다.
이는 지난해 매입량과 비교했을 때 약 30만이 증가한 추세다. 그만큼 중고서점 시장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이에 질세라 온라인 서점 예스24도 최근 강남역에 중고서점을 열었다.
예스24는 오프라인 서점인 영풍문고와 중고도서 매입 제휴를 맺어 고객들이 중고서적을 팔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책 판매를 원하는 고객은 영풍문고 여의도 IFC몰과 코엑스, 종로점에 방문해 중고책을 팔 수 있다.
이렇게 갈수록 중고책 서점 이용자가 늘며 서점 업체들이 경쟁을 하게 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도서정가제
지난해 11월 21일부터 도서정가제가 시행됐다.
도서정가제는 서점이 출판사가 정한 가격보다 책을 더 저렴하게 판매하지 못하는 것을 뜻한다.
도서정가제 시행 전날, 일부 서점에서는 책을 50% 대폭 할인해 많은 사람들이 몰리기도 했다.
이 제도가 시행된 이후, 서적 할인 혜택은 줄어들었고 소비자들은 좀 더 저렴한 가격에 책을 구입할 수 있는 중고서점으로 몰린 것이다.
상태가 최상인 신간을 중고책으로 팔 경우 본래 가격의 최고 50%까지 현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다.
또한 만 원도 안되는 가격에 책을 구입할 수 있어 책을 자주 구입해서 보는 이들에겐 큰 이득일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알라딘 중고매장의 경우, 정가가 14000원인 책을 약 8400원으로 구입할 수 있어 거의 절반가량 돈을 절약할 수 있다.
이에 일부 고객들은 책장 속 묵혀둔 책들을 캐리어에 싣고 와 한꺼번에 처분하는 풍경을 보이기도 한다.
◆1인 가구 증가
오프라인 중고서점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데에는 ‘1인 가구’의 증가도 한몫을 했다.
지난 23일 연합뉴스는 혼자 사는 이들이 많은 서적을 한 공간에 보관하기 힘들기 때문에 중고로 서적을 판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혼자 사는 1인 가구가 늘기 시작하면서 10평 남짓한 원·투룸의 수요가 증가했고 좁은 공간을 고려해 책을 중고로 내는 것이다.
특히 이들은 전세 계약이 끝난 뒤 잦은 이사를 반복하며 모아둔 책을 한 번에 중고로 내놓기도 한다.
◆편리한 서비스
중고서점의 편리한 거래 서비스도 많은 고객층을 확보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사람들은 매장에 들어서서 번호표를 뽑은 뒤, 책 상태를 평가받고 판매 수익을 그 자리에서 바로 현금으로 받을 수 있다.
만약 온라인 거래를 원하는 이들은 홈페이지를 통해 예상 매입가가 얼마인지 확인하고 책을 수거하는 서비스를 택할 수 있다.
또 알라딘은 매장 내에 앉아서 볼 수 있는 공간과 책 관련 소품들을 판매해 더 나은 서비스에 주력하고 있다.
판매 품목의 경우 책을 포함해 음반과 DVD 등을 중고로 팔 수도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출판사는 그리 달갑지 않은 시선이다.
새 책의 수요는 늘지 않고 서로 사고파는 형태이기 때문에 출판 업계에 돌아가는 수익은 당연히
또 ‘팔리는 책만 팔린다’는 일부 우려의 시각도 있다.
중고 서점에서는 베스트셀러나 유아 서적이 대부분의 판매량을 차지하기 때문에 다양한 책을 접할 기회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우려 속에도 중고책 시장의 영역은 점점 커지고 있다.
[디지털뉴스국 박가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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