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소설가의 세계적인 권위의 문학상 수상, 제가 다 뿌듯합니다.
어제 취재를 한 이상주 기자와 좀 더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한강 씨의 수상에 결정적인 도움을 준 사람이 있죠?
【 기자 】
네 맨부커상은 본상과 인터내셔널 부문으로 나뉩니다.
국적에 상관없이 영어로 쓰고, 영국에서 출판된 모든문학 책을 대상으로 하는 본상과
영어 외의 언어로 쓴 소설과 번역자에게 공동으로 주는 인터내셔널 부문이 있습니다.
한강 작가는 번역가 데버러 스미스와 공동 수상했는데요.
29세의 영국 출신의 데버러 스미스가 '채식주의자'를 읽고 매료된 후 번역본 일부를 유명 출판사에 보내 출간이 이뤄진 것이 한강 씨의 이름을 영국에 알린 계기가 됐습니다.
【 질문 】
이번 수상에 대해 문학계에서는 한강의 기적이다라는 말도 하는데,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 기자 】
'채식주의자'의 쾌거는 한국문학의 세계화에 한 획을 그었다고 평가받습니다.
우리 소설이 언어장벽을 넘어 외국에서 얼마든지 통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는 의미인데요.
또 번역자의 공동 수상처럼 그동안 제기돼 온 번역의 중요성을 확인시켰습니다.
삶의 폭력성을 집요하게 파고든 한강의 문학세계를 영어로 옮긴 번역자 스미스의 뒷받침이 결정적 역할을 했습니다.
국내로는 한국 문학이 더욱 풍부해지고, 독자층이 두꺼워지기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큽니다.
최근 일부 소설가의 표절 파동 이후 문학에 대한 독자의 불신과 침체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국은 독서율이 80% 이상인 유럽 선진국이나 일본과 비교하면 매우 낮은데,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 국민 3명 중 1명은 1년에 책을 단 한 권도 읽지 않았습니다.
어제 하루에만 채식주의자가 1만 4,000부가 팔렸는데요.
책에 대한 이런 관심이 꾸준히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질문 】
앞으로 한국 문학에 대한 기대도 커지게 됐습니다?
【 기자 】
네, 한국 문학은 2011년 미국에서 출판된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부터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엄마를 부탁해는 현재 34개국에 번역, 출간돼 있고요,
또 해마다 노벨문학상 후보에 오르는 고은 작가를 비롯해 1990년대 문학 한류의 초석을 쌓은 이문열과 황석영 등 원로작가들의 작품들도 프랑스, 독일, 미국 등지에서 꾸준히 조명을 받고 있습니다.
다만, 이번 수상이 세계 유명 상에 대한 집착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많습니다.
일부 문인의 노벨문학상 수상 여부를 놓고 여론이 지나친 기대와 좌절을 나타내면서 한국인은 문학에 대한 관심보다 문학상 수상만을 바란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습니다.
【 앵커멘트 】
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문화부 이상주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