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는 ‘최순실 게이트’의 후폭풍이 방송가와 연예계를 휩쓸고 있다. TV 예능프로그램과 드라마에 오방낭, 우주, 비선실세 등 ‘최순실 게이트’를 지칭하는 단어와 패러디가 잇달아 등장하고 있다.
3일 방송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방송된 SBS TV ‘런닝맨’에서는 게임 도중 “실제론 참 순하고 실한데”, “감히 이 하우스의 실세는 난데”, “간절히 원하면 온 우주가” 등의 자막이 잇달아 등장했다. 29일 방송된 MBC TV ‘무한도전’ 우주여행 특집편에서는 지상에서 무중력을 느껴본다며 헬륨가스를 채운 특수풍선으로 박명수 등을 공중으로 띄우면서 “온 우주의 기운을 모아서 출발”, “끝까지 모르쇠인 불통왕”이라는 자막을 내걸었다.
드라마도 패러디 수준은 만만치 않다. 지난달 30일 방송된 MBC TV 주말극 ‘옥중화’에서는 ‘최순실 게이트’를 연상시키는 장면이 그려졌는데, 제작진이 ‘최순실 게이트’를 풍자한 것이 맞다고 확인까지 해 화제가 됐다. 극중 무당이 등장해 오방낭을 건네며 “간절히 바라면 천지의 기운이 마님을 도울 겁니다”라고 말한 장면이다. 오방낭은 오행론에 따라 청·황·적·백·흑 오색비단을 모아 만든 주머니로, 2013년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식 행사에 등장해 최씨와 연관이 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지난달 31일 방송된 tvN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 15’에는 최씨의 딸 정유라(20)씨가 승마 특기생으로 이화여대에 부정 입학해 수업에 제대로 참여하지 않고도 학점을 받은 의혹을 풍자한 자막이 등장했다. 여주인공 영애가 제주도에서 말을 타고 사기꾼을 추적하는 장면에서 “말 타고 ‘이대’로 가면 안돼요”이라는 자막이 떴다.
이번 사태를 게임으로 만든 ‘최순실 게임’‘순실 닭키우기’, ‘쇼핑왕 순실’ 등 스마트폰 어플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연예인들이 SNS를 통해 직접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움직임도 확산되고 있다. 가수 윤도현은 2일 자신의 트위터에 “검찰이 쥔 열쇠가 제발 희망의 문(으로 가는) 열쇠이기를……. 이런 시국에 검찰도 너무나 힘들겠지만 잘 부탁한다. 국민이 간절히 바란다”는 글을 올렸다. 가수 이승환은 전날 서울 강동구 성내동에 있는 자신의 소속사 드림팩토리 건물
[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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