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성거산 위례성(충청남도 기념물 제148호)에 있는 용샘(물웅덩이) 발굴조사 과정에서 백제 시대 목곽고(木槨庫·목재로 만든 지하 저장시설)가 나왔다. 지금껏 국내에서 발견된 백제 목곽고 중 최대 규모다.
13일 문화재청은 "천안시와 충청남도역사문화연구원이 올해 시행한 위례성 내 용샘 조사에서 백제 시대 목곽고가 확인됐다"며 "백제 시대에 처음 조성된 후 통일신라 시대를 거쳐 고려 시대, 조선 시대에 이르기까지 석축우물로 개축되면서 사용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 목곽고는 평면 사각형태로 가로·세로가 550×545cm에 이른다. 깊이는 약 180cm로 대전 월평동산성에서 나온 목곽고(520×521cm) 등 기존에 발견된 백제 시대 목곽고보다 규모가 크다. 바닥에는 목 재를 격자 형
태로 얼개를 만들어 3×3칸의 규모로 조성돼 있다. 바닥 목재의 교차 지점에는 지름 12cm 구멍을 뚫고 하단에 촉을 만든 기둥을 끼워 중앙에 4개, 외곽에 12개의 기둥을 세웠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백제 시대 건축의 원형을 이해하는 중요한 자료로 보인다"고 했다.
[김시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