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건물 외벽이 갈라지고 주차장 기둥이 무너졌던 이번 지진에서 1400년 전 지어졌던 첨성대는 피해를 보지 않았습니다.
역대 2위 규모의 지진을 견딘 첨성대의 비밀은 뭘까요?
이상주 기자입니다.
【 기자 】
규모 5.4의 포항 지진. 8∼9초간 땅이 조금씩 흔들렸지만, 첨성대는 큰 문제없었습니다.
최근에 지은 건물들이 맥없이 부서진 가운데 7세기에 만들어진 첨성대가 피해를 면한 건 뛰어난 내진 기능 덕분입니다.
석재를 차곡차곡 쌓아 만든 첨성대엔 바닥을 1.5m 파고 그 안에 모래와 자갈을 다져 넣은 '판축'이 있는데, 이게 지진파를 흡수하는 내진 기능을 했습니다.
▶ 인터뷰 : 김덕문 / 국립문화재연구소 안전방재실장
- "무게중심이 하부에 있습니다. 지진에 대응하는 구조 방식이고, 중간에 긴 장대 속으로 양쪽 벽을 가로질러 우물 정자 형태로 짜여 진동이 오면 벽을 잡아주는."
첨성대 몸통 부분에툭 튀어나온 벽돌인 '비녀돌'과 꼭대기에 설치한 우물 정 모양의 정자석은 탑이 무너지고 흔들리지 않게 잡아줬습니다.
1400년간 한자리를 지킨 첨성대에 담긴 신라인의 내진 기술. 우리나라도 더는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말이 나오는 가운데 눈여겨 봐야 할 조상의 지혜입니다.
MBN뉴스 이상주입니다. [mbn2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