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탄소년단·방시혁, AMAs 후 첫 공식 기자회견
↑ 10일 서울시 구로구 고척돔에서 열린 콘서트에서 방탄소년단이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 제공 = 히트엔터테인먼트] |
'방탄소년단(BTS)의 아버지'로 불리는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는 10일 서울시 구로구 고척스카이돔 다이아몬드클럽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렇게 밝혔다. 방탄소년단이 여타 한국 보이그룹과 달리 미국 음악 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던 핵심 요인에 대해 그는 "서구인들에게 K팝은 장르 음악으로 낯설지만 흑인 음악은 익숙하다"며 "또한 그들은 가수라면 기본적으로 송라이터(작곡자)여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기 이야기를 하는 방탄소년단을 좋아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탄소년단은 최근 미국에서 한국 보이그룹 최초로 아메리칸뮤직어워즈(AMA) 무대에 서고, 3대 방송사 심야 토크쇼에 초청받으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향후 영어로 노래를 제작해 미국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방 대표는 "우리가 가고자 하는 방향과 다르다"고 답했다.
방 대표는 "K팝 가수 모두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가수들이) 미국 회사와 계약을 하고 미국 팬들에게 사랑을 받는 건 이미 K팝이 아니다"며 "그것은 미국 시장의 아시아 가수일 뿐이고 산업적 모델이 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방탄소년단이 한국어로 자기 이야기를 하면 아미(방탄소년단 팬클럽)가 유튜브에 번역본을 올린다"며 "언어가 다를 뿐 메시지는 같기 때문에 한국어 기반으로 음악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K팝 대표주자로서 사명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방 대표는 "나는 원래 스포츠에서 국가대표팀 경기에 전혀 관심이 없다"며 "하지만 방탄소년단이 세계적 주목을 받으면서 소명의식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여기서 실기(失期)하면 역사의 죄인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는 "방탄소년단이 미국에서 소기의 성과를 내고 있는 부분을 산업모델로 잘 만들 것"이라며 "미국이나 서부 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기획사들에 기회를 주고 시장을 열어줬으면 한다"고 부연했다.
↑ 방시혁 대표 |
이들은 미국 빌보드 차트에서 더 높은 순위를 차지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내기도 했다. 리드보컬 지민은 "우리가 빌보드200(앨범차트) 7위에 올랐고 '마이크 드롭' 리믹스 버전으로 빌보드 핫100(싱글차트) 28위에까지 올라갔다"며 "앞으로 빌보드200에 1위, 빌보드 핫100에 톱10까지 올라갈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기자간담회 후에는 '방탄소년단 라이브 트릴로지 에피소드 3 윙스 투어 더 파이널' 마지막 날 공연이 열렸다.
"환호가 끝나기도 전에 비난이 몰려왔다. 열심히 하는 것만으로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을 것 같았다. 꿈, 열정, 노력은 아무 힘이 없는 것 같았다." 오프닝 영상에 등장한 리더 RM이 2013년 데뷔 후 행보가 결코 순탄치만은 않았다고 토로하자 2만명의 아미가 내는 탄식으로 고척돔이 가득 찼다. 이어 RM, 슈가, 제이홉 세 멤버가 부른 '사이퍼 메들리(Cypher Medley)' 가사에는 K팝 중심으로 부상한 방탄소년단이 느끼는 자
지난 8일부터 이어진 서울 공연은 티켓 오픈과 동시에 매진됐으며 이날까지 사흘간 총 6만여 명의 관객이 몰렸다. 9일 공연에는 배우 하지원과 박보검이 관람하는 모습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박창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