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의 창살 뒤에 있는 수인, 나는 언제나 그런 존재였다. 시대현실과 나의 과거, 그리고 조국 분단의 수인이었다"
회고록의 제목이 왜 '수인'(囚人)인가라는 르몽드 서울특파원의 질문에 황석영 작가(75)가 밝힌 내용이다. 평창동계올림픽 개최와 최근의 남북 해빙 분위기를 맞아 9일자(현지시간) 르몽드지에 실린 인터뷰를 통해서 그는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남북 간 대화의 길이 계속 열려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일은 당신 세대의 커다란 이상이었는데 지금도 그러한가'라는 질문에 그는 "현재 통일은 오염되고 위협받는 단어"라면서 "통일을 말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 한반도의 평화 정착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남북의 대화 노력의 필요성에 대해선 "북한 비핵화는 (정전협정의 당사자인) 북한과 미국 사이의 문제지만, 남북은 대화의 길을 열기 위해 긴장을 완화하고 균형을 잡아가야 한다. 그렇게 할 수 있고 또 그래야 한다"고 강조했다.
르몽드는 이번 인터뷰 기사에서 황석영에 대해 "1987년 이후 분출한 한국의 민주화 투쟁의 모든 국면에 있었으며, 군부독재에 저항하면서 당국의 계속되는 감시 속에 망명을 거쳐 북한을 방문했다는 이유로 5년간 수감된 적이 있다"고 소개했
황석영은 작년 6월 출간된 회고록 '수인'(문학동네)에서 유년 시절부터 베트남전쟁 참전, 광주민중항쟁, 방북과 망명, 옥살이에 이르는 파란만장한 생애를 술회한 바 있다. 한국 특집으로 편성한 프랑스의 비평전문지 '크리티크'의 최신호가 수인의 발췌본을 수록했다.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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