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일정을 바꿔 어제(1일) 우리 예술단의 평양공연을 관람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평양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린 남측 예술단의 공연을 관람한 뒤 출연진들과 만나 "문재인 대통령에게 말을 잘해서, 이번에 '봄이 온다'고 했으니까 이 여세를 몰아서 가을엔 '가을이 왔다'고 하자"면서 "이런 자리가 얼마나 좋은지 문 대통령에게 전해달라"고 말했다고 한 출연자가 전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내가 레드벨벳을 보러 올지 관심들이 많았는데 원래 모레(3일 공연에) 오려고 했는데 일정을 조정해서 오늘 왔다"면서 "평양시민들에게 이런 선물 고맙다. 김정일 위원장에게 전하겠다"고 말했다고 이 출연자는 밝혔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김정일 위원장에게 전하겠다"고 말한 의도는 즉각 확인되지는 않았습니다.
이날 공연은 김정은 위원장의 참석 때문이었는지 시작 시각이 수차례 바뀌기도 했습니다.
당초 오후 5시 30분(이하 서울시간)으로 예정됐던 우리 예술단의 평양공연 시작 시각은 북측 요구로 두 시간 늦춰져 오후 7시 30분으로 바뀌었다가 다시 한 시간 앞당겨져 오후 6시 30분으로 재조정됐습니다.
북측은 이와 관련, 더 많은 사람의 관람 편의를 위해서라도 설명했지만 김정은 위원장의 스케쥴에 맞추기 위해서였던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공연은 김정은 위원장의 도착이 늦어지면서 당초 예정된 시각(오후 6시 30분)보다 늦은 오후 6시 50분에 시작됐습니다.
걸그룹 레드벨벳은 흥겨운 율동을 곁들인 '빨간맛', '배드 보이'로 분위기를 달궜습니다.
레드벨벳 멤버인 예리는 공연 후 기자들과 인터뷰에서 "저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박수를 크게 쳐주시고 따라 불러주시기도 했다"며 "그것 때문에 긴장이 많이 풀렸다"고 말했습니다.
우리 예술단의 평양공연은 2005년 조용필 콘서트 이후 13년 만입니다.
이번 공연은 오는 27일로 예정된 남북정상회담의 사전 행사이자 지난 2월 삼지연 관현악단의 방남 공연에 대한 답방 행사로 마련됐습니다.
특히 김 위원장의 '깜짝 관람'으로 오랫동안 경색됐던 남북 관계의 변화를 알리는 신호탄으로서 이번 평양공연에 더욱 무게가 실리게 됐습니다.
김 위원장의 참석과 맞물려 이번 공연을
우리 예술단은 오는 3일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북측 예술단과 함께하는 합동 공연을 한 뒤 밤늦게 인천공항으로 귀국할 계획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