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걸그룹 아이돌에서 최정상 뮤지컬 배우로 거듭난 옥주현이 지난 14~15일 단독 콘서트 '투 플라이 하이어(To Fly Higher)'를 열었다. 데뷔 20주년을 기념해 '음악회'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클래식 전용 공연장인 롯데콘서트홀에서 온전히 그녀의 가창력에 집중하는 시간으로 기획했다. 이번 공연은 티켓 오픈과 동시에 전석 매진되며 화제를 모았다. 웅장한 파이프오르간 소리와 함께 막이 오른 공연은 김강이 연주하는 '오페라의 유령' 전주부로 문을 열었고 그 오르간보다 더 폭발적인 성량으로 옥주현이 크로스오버 그룹 포레스텔라의 강형호와 '오페라의 유령' 듀엣곡을 불렀다.
가수 인생 20년을 찬찬히 되새긴 무대인 만큼 뮤지컬 넘버 외에 다양한 곡을 선보였다. 성악을 준비했던 학창시절 즐겨 불렀다는 헨델의 '울게 하소서', 음악 경연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에서 1등을 안겨준 '천일동안', 첫 솔로앨범 타이틀 곡 '난', 애창곡 김건모의 '미련', 그리고 세월호 아이들을 그리며 부른 자우림의 '스물다섯, 스물하나'까지 가수 인생 20년을 노래로 하나하나 짚어 나갔다.
그중 가장 인상 깊었던 무대는 방탄소년단의 '페이크 러브(Fake Love)'를 오케스트라 버전으로 편곡한 무대였다. 옥주현 특유의 감정을 녹여내는 창법으로 '페이크 러브'를 애달픈 발라드 곡으로 재탄생시켰다. 또 노래를 부르며 발레리노 이현준과 함께 파드되(2인무)를 선보였는데, 아름다운 춤선과 고난도 춤을 추면서도 흐트러지지 않는 노래로 왜 그녀가 최정상 뮤지컬 배우인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무대를 마친 옥주현은 "꿈이 생겼다"며 "앞으로는 목소리뿐 아니라 몸으로도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옥주현의 20주년 무대 콘셉트는 '힐링'이었다. 관객들은 아름다운 목소리로 귀를 치유하는 시간이었고, 옥주현 스스로에게도 도전을 거듭해온 20년을 돌아보며 보듬는 시간이었다. 옥주현은 노래 중간중간 자신의 내밀한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미술을 준비하다 중학교 선생님 제안으로 노래의 길에 들어서게 된 일, 그러나 어려운 가정환경으로 겪어야 했던 내적갈등 등을 노래와 함께 고백했다. 그는 "20년이라는 시간이 언제 흘렀는지 모르겠다. 이렇게 음악회까지 하게
이 공연은 특히나 패션 브랜드 '구호(KUHO)'를 탄생시킨 디자이너이자 무대연출가 정구호가 연출을 맡았다. 정 연출은 무대 양 옆에 가파르게 스크린을 설치해 그 위로 흐르는 아름다운 색감의 영상만으로 무대 분위기를 노래에 맞게 바꿔냈다.
[김연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