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이날 서울 강남구 청담동 프리마호텔에서 열린 취임식에 앞서 매일경제와 전화 인터뷰를 하고 "대중의 꽃인 가수가 시들더라도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회원들 삶의 질을 업그레이드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회장은 현재 대중가요계가 가수에 대한 열정페이('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이유로 저임금을 주며 착취하는 행태)로 움직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가수들이 어릴 때는 그저 노래 부르는 게 좋으니깐 자신의 권리를 찾으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며 "그러다 나이를 먹게 되면 대중에게 외면받게 되고, 그제서야 자신이 보상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는 걸 깨닫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협회 차원에서 저작인접권(저작물을 대중이 향유할 수 있도록 매개하는 가수 등에게 부여한 권리)을 적극 보호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방송 출연료만 해도 20년 전과 거의 변한 게 없다"며 "음원 스트리밍(실시간 재생)에 따른 수익 역시 현재 가수가 3% 받는 수준(연주자 수익을 제외한 순수 가수 몫)인데 단기적으로는 10%, 장기적으로는 30%까지 올린다는 목표"라고 밝혔다.
그가 취임하기 전 대한가수협회는 내부 갈등으로 홍역을 치렀다. 회원 간 고소·고발이 잇달아 발생하며 집행부는 오랜 기간 공백 상태였다. 이에 지난 8월 원로 가수들이 모인 자리에서 차기 회장으로 거론된 이름이 이자연이다. 2006년 협회가 창립될 당시부터 이사·부회장 등으로 활동해온 터라 내분 수습에 그가 적임자라는 데 뜻이 모였다.
이 회장은 "지난 12년간 협회에서 일한 나만큼 역사를 잘 아는 사람은 없다"며 "전임 회장들이 열심히 하면서도 이뤄내지 못했던 과업들을 성취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어 "오지나 세상 밖을 볼 수 없는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협회 차원에서 가수들의 콘서트나 축제를 열 것"이라며 "나 역시 그동안 화려한 것만 보면서 세상을 깊이 못 봤던 것을 반성한다"고 했다.
가수 이자연으로서의 활동에도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계획이다. 2016년 데뷔 30주년을 맞이한 이래 올해 새 디지털 싱글 '사나이 눈물'을 발매하는 등 활발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1986년 '메밀꽃 필 무렵'으로 데뷔한 그는 1987년 '당신의 의미', 1995년 '찰랑찰랑'으로 세대를 초월한 사랑을 받아왔다.
"우리 가요가 생긴 지 100년이 됐어요. 일제강점기를 포함한 첫 반세기 동안엔 우리 민족의 슬픔을
[박창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