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조선 좀비물 '킹덤'(감독 김성훈, 작가 김은희)이 넷플릭스에 공개됐다. 넷플릭스가 제작한 최초의 한국 드라마로 주목을 받았던 작품이다. 총 6부로 구성된 '킹덤' 시즌1은 회당 제작비가 약 20억원 들어간 블록버스터이며, 주지훈·배두나·류승룡 세 스타 배우가 주연을 맡았다. 드라마는 조선의 왕이 죽었다는 흉흉한 소문과 함께 시작된다. 왕세자 이창(주지훈)은 왕의 안위를 확인하기 위해 강녕전에 발을 들이지만, 그를 맞이하는 건 왕이 아닌 정체불명의 생명체. 이후 자신을 반역자로 모는 조학주(류승룡)를 피해 민가로 향한 이창은 괴물이 된 백성들을 발견하며 조선을 구원할 묘책을 궁리하게 된다.
일단 근사한 '때깔'이 이목을 사로잡는다. 음모가 판치는 왕궁의 밤을 담은 장면에선 차가운 톤의 푸른 빛을 부각시켜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한껏 살렸다. 반면 조선의 자연 풍광은 BBC 다큐멘터리처럼 아름답게 그려 궁궐을 담은 신과 대조시켰다.
청년들이 조국의 답답한 현실을 묘사할 때, 왜 '헬조선'이라는 표현을 쓰는지 생각해보게 만드는 드라마다. 주자학에 매몰돼 망국의 길을 걸었던 조선의 기득권은 좀비가 창궐하는 상황에서도 사대부의 예법과 신분제에 집착해 사태 진압 시기를 번번이 놓친다. 합리적 사고가 어느 때보다 크게 필요한 상황과 조선이라는 비합리적 공간이 부딪치며 발생하는 드라마가 흥미진진하다.
다만 이야기가 끓는점에 도달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게 약점이다. 1, 2화에 조선 좀비의 실체를 설명하는 데 지나치게 많은 분량을 할애한다. 성공한 시리즈물은 1화의 몰입감으로 팬을 확보해 끝까지 달려가는 법인데 바쁜
[박창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