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계에 수능 금지곡만 있는 건 아니다. 윤상의 '달리기'는 S.E.S.를 비롯해 SG워너비, 옥상달빛 등 여러 가수에게 리메이크되며 오랜 세월 '수능 장려곡'으로 수험생들을 위로해왔다. 힘든 이를 위로해줄 '달리기'를 다시 한 번 만들기 위해 최고의 '음원 강자'들이 뭉쳤다. '양화대교'의 자이언티, 롤러코스터 출신 조원선, 그리고 음악 프로듀서 진보다.
세 사람이 의기투합해 만든 '달리기'의 특징은 도시적 세련미에 있다. 재즈밴드 '윤석철 트리오'의 연주 위에 조원선과 자이언티의 목소리가 따스하게 녹아든다. 그룹 롤러코스터의 보컬이었던 조원선은 '뮤지션의 뮤지션'으로서 한국 음악계에 큰 영향을 끼친 아티스트다. 펑크, 팝, 라틴 등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을 소화하며 쌓아온 음악적 내공을 이번 '달리기'에서도 유감없이 발휘했다. '양화대교'로 아버지의 쓸쓸한 뒷모습을 그려냈던 자이언티는 이번에도 특유의 그루브한 박자감을 통해 '달리기'를 재해석했다.
이번 '달리기'는 진보가 2017년부터 선보인 'KRNB2'의 다섯 번째 작업물이다. 한국 명곡들을 리듬앤드블루스(R&B)로 재탄생시키는 야심 찬 프로젝트다. 방탄소년단 '파이드 파이퍼(Pied Piper)', 샤이니 '닫아줘', 레드벨벳 '봐', 빈지노 '아쿠아맨' 등의 작곡자로 널리 이름을 알린 진보는 이번엔 재즈풍 발라드라는 새 시도를 하게 됐다. 진보는 "자이언티와 스튜디오에서 수십 번 녹음을 반복하던 중 우연히 재즈 느낌의 멜로디가 나왔는데 여기에 영감을 받아 재즈 보컬 스타일로 방향을 잡았다"며 "전에 들어보지 못한 새롭고 성숙한 자이언티의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자이언티는 이 노래에 어울리는 자신의 목소리를 찾기 위해 약 1년간 매달렸으며, 반드시 조원선을 섭외해달라고 직접 요청할 정도로 특별한 애정을 보였다고 한다. 이 밖에도 스트링 편곡에 태연, 아이유, 소녀시대, 동방신기, 샤이니와 작업한 이나일이 참여하는 등 '어벤져스급' 제작진 라인업을 갖췄다는 평가다.
이미 수많은 리메이크가 있는 '달리기'를 또 리메이크한 이유는 무엇일까. 진보와 자이언티는 "
[박창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