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밀레니얼 세대 사이에서 지속가능성을 실천할 수 있는 패션 브랜드 소비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초~2000년대초)' 사이에서 패션 브랜드의 지속가능성을 따지는 이른바 '가치 소비'가 확산되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가 주목하는 가치 소비는 맹목적인 소비를 지양하고 사회 공동체 가치에 무게를 둔 구매를 말한다. 단순히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를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계획과 사용 처분 등을 모두 고려한 책임있는 소비를 함으로써 사회· 환경적 불균형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지난 2015년 유엔총회가 채택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중 12번째 목표도 지속가능한 생산과 소비 패턴을 만드는 책임성을 강조한 바 있다.
전체 인구의 30%를 차지하는 밀레니얼 세대는 자신들의 능통한 정보기술을 이용해 윗세대(부모)의 소비 의사결정을 돕는다. 즉, 밀레니얼 세대가 실질적인 구매 결정권자인 셈이기 때문에 많은 패션 브랜드는 사회적 가치와 선한 영향력 등과 같은 '소셜 미션'을 내비친 상품 개발에 열을 올린다. 여기에 구미가 당기는 혁신적인 디자인을 적용해 밀레니얼 세대로 하여금 주머니를 열게 만들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 사이에서 '교복'으로 불리울 만큼 인기를 얻고 있는 등산 브랜드 '파타고니아'는 견고한 내구성을 자랑한다. '새로 사는 것보다 오래 입어라'는 모토를 앞세우며 의류를 소유자로서 인식하길 촉구하며 자사 브랜드 제품을 직접 수선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제품의 약 70%는 재활용 소재로 만들어지며 전 제품의 30%를 공정무역으로 생산하고 있다. 또 오는 2025년까지 공장 전력의 80% 이상을 재생에너지로 대체하는 등 환경에 대한 확고한 철학을 인정받아 최근 UN환경계획이 주최하는 지구환경대상의 기업가 비전부문을 수상했다.
지난 1993년 설립된 '프라이탁(freitag)'은 트럭용 방수 덮개를 '업사이클링'해 가방을 만들고 있다. 업사이클링은 'upgrade'와 'recycling'의 합성어로 전혀 다른 쓰임으로 재 탄생시켜 사용하는 것을 뜻한다. 최근 버려진 쓰레기들로 인한 환경오염으로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프라이탁은 고가의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연간 40만여 개의 굿즈를 판매하며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같은 제품이 하나도 없는 차별화를 둔 디자인으로 '희소성'을 나타냄과 동시에 환경보호라는 '사용가치'가 더해진 것이 밀레니얼 세대에게 사랑받는 이유로 꼽히고 있다.
지난 5월 국내에서 개최된 K패션 오디션에서 주목받았던 브랜드가 있다. 육식을 피하는 채식주의 비건(vegan)을 재료로 활용하는 '비건타이거(vegan tiger)'이다. 비건타이거는 산채로 가죽을 벗겨 체취하는 모피와 가죽, 양모, 오리털 등의 소재를 절대 사용하지 않고 비동물성 소재를 직접 선정해 의류를 제작하고 있다. 과거엔 인조 가죽과 모피가 짝퉁이라는 인식이 만연했으나 최근 구찌, 베르사체 등 명품업계에서 이른바 '비건퍼(vegan fur)'라고 불리며 패션 트렌드를 뒤흔들고 있다. 비건타이거는 일반 동물성 제품에 비해 세탁이나 관리가 쉽고 보온성이 뛰어남을 강조하며 동물들을 잔인하게 희생시키지 않고도 세련된 제품을 만들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예능, 드라마 등에서 연예인들이 착용해 눈길을 끌었던 비건타이거는 수익금의 일부를 동물보호 등에 사용하고 있어 지속가능한 소비를 하려는 밀레니얼 세대 사이에서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최근 저성장시대가 지속되며 소비자들은 소비 지향적 구매에서 최선의 가치를 지닌 제품을 구매하려고 한다. 특히 소비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는 밀레니얼 세대는 생산부터 유통까지 전반적인 과정에 걸쳐 사회적 문
대학내일20대연구소 이재흔 연구원은 "밀레니얼 세대는 자신의 소비로 사회가 더 긍정적으로 변할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다"면서 "제품이 고가이거나 사용과정의 불편함이 있어도 이를 감수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이세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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