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감독이 추적한 김정남 암살…'암살자들' 내달 개봉
↑ 영화 '암살자들' 포스터 / 사진=네이버 영화 |
미국 다큐멘터리 감독이 북한 '김정남 암살사건'을 추적한 영화가 내달 12일 개봉합니다.
앞서 2017년 2월 후계 구도에서 밀려나 해외를 떠돌던 김정은의 이복형 김정남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암살당했습니다. 당시 용의자로 체포된 두 사람은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출신의 젊은 여성이었습니다.
"北관련 영화 다신 안할 것, 그래도 관심은 계속 가져야"
↑ 라이언 화이트 감독 화상 간담회 / 사진=연합뉴스 |
미국 감독 라이언 화이트는 화이트 감독은 영화 제작 중 궁극적인 질문은 이 여성들이 누구인지였다고 밝혔습니다.
너무나도 명백한 증거에 따라 교수형에 처해질 것으로 예상됐던 두 사람의 재판 과정부터 출소 이후까지 2년여의 시간을 따라가며 두 여성의 배경과 이야기에 집중해 '암살자들'을 완성했습니다.
화이트 감독은 이들이 사건이 벌어지기 전에는 어떤 사람이었는지, 어떻게 암살에 관여하게 됐는지를 주목하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촬영팀은 시티와 도안의 변호사와 친구, 가족을 만나고, 1천 시간에 달하는 공항 CCTV, 재판 녹취록 등 방대한 정보들을 분석하는 작업을 2년 간 진행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시티와 도안이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고 믿게 됐다고 화이트 감독은 전했습니다.
아울러 화이트 감독은 "정신 건강을 위해 북한과 관련된 작품을 다시 하고 싶지는 않다"면서도 다른 누군가가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의 행방에 대한 이야기를 주목하기도 했습니다. "김정남 아들이 있는데 사라졌고, 어디에 있는지 많은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며 "이번 작품에는 다루지 않았지만, 그가 김정은 정권에 위협이 되는 사람이 될 수 있는지 관심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 지점을 따라가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두 여성은 거대한 장기판의 말이었다"
↑ 영화 '암살자들' / 사진=네이버 영화 |
양국의 변호인단은 결정적인 자료와 증언들을 제공하고, 국제기구에 속해 말레이시아 정부의 입김으로부터 자유로운 현지 기자 하디 아미즈가 수사와 재판 과정의 부당함을 증언합니다. 북한 취재 경험이 많은 애나 파이필드 워싱턴포스트 베이징 지국장은 암살 사건의 배경과 맥락을 설명합니다.
이들은 일관되게 두 젊은 여성이 '인터넷에 올릴 몰래카메라 출연 제의를 받아들였을 뿐'이라고 주장합니다. 애나 파이필드는 두 여성이 "거대한 장기판의 말"로 이용됐다고 말합니다.
당시 시티는 가난한 삶을 끝내고 더 나은 삶을 위해 쿠알라룸푸르로 왔지만, 유흥업소에서 일하게 됩니다. 넉넉한 보수의 몰래카메라 출연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습니다. 아이돌 스타를 꿈꿔왔던 도안 역시 손쉽게 돈을 벌고 유명해질 기회를 거절하지 않았습니다.
실제 그들은 우연히 소개받은 북한 남자들의 지시에 따라 모르는 사람들에게 다가가 손을 잡거나 볼에 뽀뽀하는 몰래카메라 영상을 촬영했습니다.
그들은 인기를 얻을 수 있다는 꿈에 부풀어 공항이나 비행기 티켓 등을 SNS에 사진과 영상으로 남기기도 했습니다. 계획된 암살을 수행한다는 사실을 알았더라면 절대 하지 않을 행동이었습니다.
지시를 내린 북한 남자가 '로션을 눈에 발라야 재밌다'며 수정을 요구한 문자도 남아있습니다.
하지만 사건 당일 그들의 손에 발라진 것은 로션이 아닌 맹독성 화학물질
시티는 석방된 뒤 인도네시아에 돌아와서야 수많은 기사들을 검색한 끝에 김정은과 김정남 형제가 누군지, 자신이 용의자로 몰렸던 사건의 전말을 알았다며 "김정남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합니다.
한편 '암살자들'은 8월 12일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연정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rajjy550@naver.com]